왜 GR이었니? 3/3


흑백사진

특별히 흑백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색에 민감한 편이었어요. 색을 느끼는 것만큼 다루지 못하는 어눌함 때문이었을 겁니다. 곰을 피하려다 여우를 만난다고 하지요. 모노톤이라 좀 쉬울 줄 알았습니다만 그렇지도 않더군요. 재주도 노력도 부족한 사람에게 이거나 저거나 어렵긴 매한가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꾸역꾸역 흑백사진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스냅

연출되지 않은 순간을 가두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호가 분명해지니 방황하지 않아도 돼서 좋았습니다. 더 이상 한 가방 들쳐 업고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지 않았습니다. 작은 카메라 하나 들고 어슬렁거리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결정적 순간’의 행운까지는 바라지않아도 좋았습니다. 촬영하느라 여행을 망치는 것도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동할 때, 바로 그 순간 셔터를 끊을 수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GR이었니?

촬영순간에 가능한 많은 것을 결정하려 합니다. 프레임이나 구성은 물론 칼라까지 후작업에 의탁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 녀석은 제법 흑백스런 사진을 만들어 냅니다. 나는 녀석을 마치 모노크롬인냥 세팅해 놓았습니다. 더불어 주머니에 찔러넣고 어슬렁 거리다가 동할 때면 언제나 셔터를 끊을 수 있을만큼 휴대성과 기동성이 좋습니다. 흑백스냅을 위한 최적의 머신이 제겐 이 녀석인 것이죠.

아래 이미지는 이 녀석을 구입한 2013년 7월부터 2014년 12월까지의 기록 가운데 매월 한 장의 사진을 랜덤하게 선택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주머니속의 GR…그 자유로움에 대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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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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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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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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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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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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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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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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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2 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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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3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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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4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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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대구

r0005807

2014. 6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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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7 대구

r0008054

2014. 8 스페인

r0009544

2014. 9 대구

r0010471

2014. 10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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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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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청주

카테고리:Essay, Review태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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