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習


img4225a

[2007. 선산 / Leica M6 + Summicron 35mm 5th + 400TX]

요양원을 다니면서 8년여 촬영을 했습니다. 이 기록들을 가지고 전시회도 했었지요. 그 동안 요양원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노령화 사회의 도래, 노인 복지, 직업인의 자세 등등 귀한 가치들이지요. 그 중에서도 정작 제가 받은 충격은 이런거였습니다.

이곳에 계신 어르신들께서 정신을 놓게 된 사연이야 알 수 없습니다. 노환이었거나 정신적인 충격이었거나 살아 온 세월이 어떻건 지금은 단지 애기처럼 그렇게 살고들 계십니다. 소름돋을 만큼 선명한 충격은 말이죠. 이렇게 정신을 놓으신 중에도 살아 온 삶이…그것이 ‘습習’인지 ‘천성’인지…그대로 나타나더란 것입니다.

이런 거에요.

세상에서 사실 때 악다구니 쓰면서 거칠게, 남들 피해주면서, 극성스럽게 …등등 사셨던 분들은 정신을 놓으신 중에서도 그렇게들 사신다는 겁니다. 같이 있는 할머니들 괴롭히고, 빼앗아 먹고, 더럽히고 … 수녀님이나 복지사가 나타나면 또 안그런 척 해요. 만만한 선생이 나타나면 땡깡을 부려요. 없는 이야기 만들어서 일러 바치고  이간질 하고 그래요. 좀 심하다 싶어 수녀님께 물어보면 여지 없이 삶의 궤적이 비슷하더라는 겁니다.

희안하죠.

세상에서 사실 때 부드럽고 우아하게 오손도손 돕고 사셨던 분들은 정신을 놓으신 중에서도 그렇게들 사십니다. 같이 있는 할머니들 도와주고, 돌봐 줍니다. 빨래를 개고, 정리를 돕고 … 누가 오더라도 보살피려 해요. 잡은 손이 온화하고 따뜻합니다. 얼굴을 쓰다듬는 손 끝에 사랑이 담겨있어요. 악다구니 쓰는 할머니들께 당하고 사시지만 온화하고 평화롭습니다.

수녀님이 그러시더군요. 돌아가실 때도 다르답니다. 발버둥 치면서 고통스럽게 떠나는 분들과 주무시듯 평화롭게 떠나시는 분들이 대별된다고 말이죠. 수 많은 주검을 수습하시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셨다고…우리가 왜 천성대로 양심대로 살아야 하는지를 말이죠.

요양원 8년여 촬영하면서 깊이 깨달은 한가지는… ‘곱게 늙어야 한다.’

by PIUREE

카테고리:Essay태그: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