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에서의 첫날


한바탕 꿈을 꾼 것 같던 우붓(Ubud)에서의 시간들을 뒤로하고, 스미냑(Seminyak)으로 향했습니다. 우붓을 떠나기 싫어 오후 늦게까지 뭉기적거리다 출발했는데, 약속했던 루디도 오지 않았습니다. 급한 일정에 투입되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기사를 보낸다는 전언을 받았지만, 섭섭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작별인사를 잘하고 싶었는데.

스미냑은 발리(Bali)의 대표적인 휴양지입니다. 가장 유명한 꾸타(Kuta)지역의 일부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꾸타가 다소 번잡하고 시끄러운, 배낭여행객을 위한 휴양지라면 스미냑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라고 했습니다. 트래픽 때문에 두시간 쯤 걸려 스미냑에 도착해보니, 이곳이 왜 동남아의 가장 힙(Hip)한 곳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20160818-_d5k25880

바닷가에서 반 블럭 떨어진 곳에 청담동을 옮겨놓은 듯한 거리가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온갖 요리와 술을 파는 라운지로부터 클럽, 쇼핑센터, 부티끄 샵에 이르기까지 우붓과는 천지차이였습니다. 가장 영적인 도시에서 가장 소비적인 도시로 단번에 옮겨온 기분이었습니다.

20160818-_d5k25911

가이드북이 스테이크하우스(Steakhouse)라고 사기쳐먹은 곳은 라운지였습니다. (가이드북이 주장한대로 스테이크가 저렴하기는 했습니다. 250g 립아이(Ribeye) 스테이크가 우리 돈으로 만원 정도밖에 하지 않았으니까요.) 어쨌든 스테이크와 – 다시 – 빈땅(Bintang)을 주문해놓고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20160818-_d5k25912

20160818-_d5k25931

할아버지들의 내기 당구를 구경하다가, 스테이크를 다시 구워준 크루에게 팁을 조금 넉넉히 주고 일어났습니다. 사실 스미냑에 온 이래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다시 우붓으로 돌아갈까, 여러번 생각했습니다. 우붓과 발리 북부에서의 평화로운 시간들이 그리워졌습니다. 내가 왜 스미냑에 왔을까, 자꾸만 후회됐습니다.

20160818-_d5k26010

20160818-_d5k26011

20160818-_d5k26013

사실, 한국의 번화가를 생각해보면 스미냑 거리는 좋은 곳입니다. 쿨하고 세련됐으며 깨끗하고 친절한 가게들에서 질좋은 술과 음식을 저렴하게 팝니다. 가게마다 흘러나오는 음악들도 귀에 거슬리는 싸구려 음악들이 아니고 가게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뽐냅니다. 사실 좋은 곳이잖아, 마음을 고쳐먹으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20160818-_d5k26021

이런 울적한 기분은 길가에서 구운 옥수수를 사먹은 다음에야 조금 나아졌습니다. 맵게? 라고 한국말로 물어보는 아저씨 덕에, 그래, 이곳도 발리야,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60818-_d5k26014

20160818-_d5k26015

느긋하게 걸어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가게들에 놓여있는 귀여운 물건들에 눈을 뺏기기 시작했습니다.

20160818-_d5k26191

늦은 시간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to be continued

카테고리:Drifting태그:, , , , , , , ,

1개의 댓글

  1. 루디 너무해요.

    좋아요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