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New York, Halloween, 그리고 T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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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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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를 마음에 두고, 그곳에 있는 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여행.

필요한 것들을 하나 둘씩 머리에 떠올리는 그 순간부터 이미 여행의 유희는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나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가지 더 가슴 뛰는 즐거움이 남아있다.

나의 또다른 눈이자, 나의 시선이자, 나 자신 그 자체인

‘어떤 카메라와 함께 갈 것인가?’

작년 10월.

10년 만의 뉴욕여행을 준비하면서 나 역시 출발 두어달 전부터 그 유희에 푹 빠져있었다.

10년 동안 늘 머리에 그려오던 그 상상.

‘흑백의 뉴욕, 그리고 할로윈을 무엇으로 기억할 것인가?’

라이카 필름 바디는 처분한 상태라 무엇보다 필름이 아쉬웠다.

롤라이플렉스를 가져갈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미 디지털 바디 두대만으로도 머리가 하얘졌다.

그래서 결론은 T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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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mera One, T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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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mera One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결과물, 그리고 좋아하는 화각을 가진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그 밋밋하고 정숙한(?) 셔터감 때문에 처음부터 적응을 못했던 나는, B&H에 가서 필름을 왕창 사겠다는 처음 계획과는 달리, 결국 뉴욕에 도착해서도 적응을 잘 하지 못한 채 한국에서 가져간 몇 롤만 똑딱하는 걸로 만족하고 다시 가방에 넣어버렸다.

나머지는 그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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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ow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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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일주일이 전인데도 이미 할로윈 분위기가 한창이다.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어 간다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모두가 그날의 축제를 기대하고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

그 할로윈을 직접 느끼러 왔다는,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그 기분.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도구에 집착할 것인가, 주제에 집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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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 Is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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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사는 순간 이미 여행은 시작된 것이예요.

마음을 결정하고 싶다면, 무엇이든 티켓을 구해보세요.

이곳에는 아무것도 의미있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티켓이 의미를 부여해 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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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식 팝송 해석 투의 문장들이 떠올랐다. 필름이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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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erything Is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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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gs are gonna change.

And not for better.

Don’t know what it means to me.

But it’s hopeless, hope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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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내가 아는 Everything Is Everything 이란 노래 가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정확한 해석은 힘들지만, 저 간판의 내용과 현실은 조금 다르다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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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th Ave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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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걸어보는 것도 좋다.

다리가 뻐근해질 때 쯤이면 아무 의미없던 것들마저 몸으로 기억하기 좋은 시간이 되는 것이다.

프라다 스타일로 걷는다면 더 폼이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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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집착할 것인가, 도구에 집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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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나는 주제에 집중했을까?

Halloween.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10년 유학생활한 친구를 믿고 갔지만, 우여곡절 속에 할로윈 축제를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10년 만에 간 뉴욕을…

차라리 도구에 집착했으면 어땠을까?

몇롤 안되는 결과물을 확인하면서, 좀 더 싱싱한 필름으로 TC-1에 집착해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제에 집착하지도, 도구에 집중하지도 못한 나는,

그래서 다시 뉴욕으로 가는 티켓을 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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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카테고리:Essay태그:

1개의 댓글

  1. 잘 보았습니다.
    그 다음의 뉴욕이 무척 궁금하네요.

    Liked by 1명

  2. 다시 뉴욕이라니요. ㄷ

    사진들 칼라가 참 맘에 듭니다.
    항공사 잡지보는 것 같아요.

    Liked by 1명

  3. 어째서 제 TC-1은 이런 사진이 안나왔을까요?

    Liked by 1명

  4. 멋지네요.. 뉴요크~~ 아마도 도구에 집착한 사진이 기대되는 건
    좀더 작가의 색과 의중이 반영된 결과물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겠죠..

    Liked by 1명

  5. 그간 여기저기서 봐 오던 작품들과 TC-1적 느낌을 매칭하는 데 한참 걸렸습니다.
    3부작도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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