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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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찾은 네팔(Nepal), 아름다운 도시 포카라(Pokhara)에 들렀을 때 입니다.

포카라 인근의 사랑콧(Sarangkot)은 일출 명소입니다. 하늘에 떠 있는 안나푸르나(Annapurna)와 마차푸차레(Machapuchare)의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습니다. 트래킹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차로도 접근이 가능해서 많은 분들이 찾습니다.

카트만두(Kathmandu)에서 알게 돼 포카라까지 동행한 분들과 새벽 사랑콧에 올랐습니다. 4시경 출발해서 한 시간 여를 달려 캄캄한 언덕 위에 도착했을 때, 멀리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장면을 실제로 보고는 그대로 말문이 막혀 버렸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것도 잊은 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제프 버클리(Jeff Buckley)가 들려왔습니다. 근처에 앉아있던 누군가의 흥얼거림이었을 수도, 가게에서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 맑은 눈물 한 방울 떨구며, 필름보다 눈에 이미지를 남기고, 그저 그 순간 거기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가끔씩 셔터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든 한 장을 더 남기려기 보다, 그 순간을 좀 더 느끼고, 눈 속에, 마음 속에 깊이 새겨넣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순간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진보다 더 오래 그 순간을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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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배경음악은 여기 있습니다. http://youtu.be/vIw0ewEs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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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진으로 봐도 멋진데, 실제로 보믄 더 멋질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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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름다운 글과 아름다운 사진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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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사랑꽃’ 으로 읽어서 낭만적이라고 생각하고 꼭 가보고 싶던 언덕이었습니다. 포카라에서 난생 처음 타보는 바이크를 렌트해서 사랑코트 중간 정도까지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길이 너무 험해서 또 약속 시간이 빠듯해서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었죠… 물론 일행들을 만나서는 바이크를 타고 사랑코트에 꼭대기에 올랐다고 뻥을 치긴 했습니다. 그러나, 사진 한장 없다고 아무도 믿어주질 않더군요. 창피한 고백이네요. 그때 보지 못한 사랑코트의 모습을 이제 보게 되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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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눈으로 찍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요
    렌즈로 찍은 사진은 그대를 위한 것이라오.

    우리는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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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어느때는 카메라를 내려 놓고 분명 눈과 마음에 담아야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저도 살아가면서 온 몸으로 기억하는 장면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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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셔터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될 때가 있죠..
    정말 카메라 들고 이리저리 어떻게든 더 담겠다고 막상 그 좋은 순간을
    온전히 느끼지 못할 때가 종종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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