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엊그제 간만에 서울 거리엔 눈이 소복히 쌓였다.
때 맞춰 기온도 내려가고 정말 겨울같은 겨울이다.
개인적인 취향엔 이렇게 추울 땐 랭면 한 그릇이 제격이겠지만 오늘은 따뜻한 국물 이야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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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곰탕과 설렁탕의 구분을 잠깐만 얘기하자면
가장 큰 차이점은 육수 색깔의 차이다.
곰탕은 거의 질 좋은 고기와 내장으로만 끓여내 육수가 맑은 편이지만
설렁탕은 뼈와 잡고기도 같이 섞어서 끓이는 편이라 뽀얀 육수가 대부분이다.
물론 요즘 성행하는 프렌차이즈 집들 중에는 그 구분이 모호한 곳도 있다.

그리고 곰탕의 큰 매력은 토렴에 있다.
국밥에서 토렴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인데
밥에 더운 국물을 여러 번 넣었다 뺐다 하는 과정에서
밥알 하나하나마다 육수가 스며들어 먹는 내내 따뜻함을 느낄 수 있고
토렴을 한 육수가 나중에 밥을 마는 것보다 전분끼가 덜 섞여
처음의 국물 맛을 유지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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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곰탕 하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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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집은 이제 거의 나주곰탕의 대명사격이다.
나주목 근처에 다른 나주곰탕집들도 즐비하지만 역시나 하얀집이 독보적이다.
아주 맑은 국물에 다양한 부위의 고기, 그 위에 올려진 얇은 계란 지단, 또 그 위에 빨간 고춧가루 조금.
나주곰탕 한 그릇은 시각적으로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특히나 잘 토렴된 말아진 밥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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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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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의 독보적인 위치는 역시나 하동관이다.
그 집의 역사나 맛을 따져봐도 아직까지 하동관을 넘어서는 곳은 찾기 힘들다.
특히나 하동관의 장점은 내포를 들 수 있는데
잡내가 없이 무척 훌륭하다.
하지만 가격 자체가 너무 올랐고
첨부된 사진의 스무공 역시 예전과 비교하면 턱없이 건더기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여전히 고집하는 선불시스템, 점심시간 붐빌때면 무조건 강요되는 합석 등
몇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그러나 저 무심하게 숟가락이 꽂힌 곰탕과
중독적인 김치깍두기를 한수저 뜨고 나면 그 불편함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저 멀리 사라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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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성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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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성회관은 앞서 소개한 하동관이나 하얀집에 비해 구력이 무척 짧다.
하지만 그 맛에선 절대 뒤쳐지지 않는 편이다.
게다가 하동관에 비해 꽤나 저렴한 가격 또한 강점이다.
(보통 8,000원 / 특 10,000원)
하동관과는 달리 내포는 넣질 않고 상급의 한우 양지살만 고명으로 올라가 있다.
그런데 그 양지살이 정말 부드럽다.
육수는 간장베이스로 위 두 곰탕집들보다 검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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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남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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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늦가을 포항여행에서 포항지부 회원들과 같이 한 곰탕집.
죽도시장에 위치하여 있고 얼마 전 TV유명프로에도 나왔다고.
바로 옆에 위치한 장기식당도 오래 된 듯하다.
특이하게 계란을 한 알 넣어주는 데
(하동관에서도 통닭이라는 은어로 계란 한 알 추가 주문이 가능)
깍쟁이같은 서울 식당과는 달리 추가금액 없이 첨부터 들어가 있으니 이 것 또한 좋다.
여러 부위의 질좋은 고기가 양 껏 들어 있어서 이른 아침 속풀이에 아주 좋았다.
역시나 여행의 큰 묘미 中 하나는 현지분들이 소개하는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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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룡산 가릿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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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 포스팅에서 과연 이 집의 이 국밥을 이 번 곰탕에 넣어야 하는지
아님 해장국 포스팅에 넣어야 하는지 망설였지만
과감하게 곰탕으로 넣었다.
반룡산은 오픈한지 얼마 안 된 함경도음식 전문점이다.
가릿국은 함경도 향토음식 중 하나로
밥을 토렴 후 삶은 고기 찢은것과 선지, 두부등을 넣고 국물을 부어서 먹었다고 한다.
반룡산의 가릿국밥 역시 원래의 조리법에 충실하다.
고명으로 얹은 양지살과 양도 좋고
선지랑 두부 역시 아주 좋았다.
사실 하동관 강남점과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했는데
두 집 중 한 곳을 고르라면 많이 고민 될 정도로 반룡산의 가릿국밥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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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때 무렵으로 기억한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을지로 시내에 나갔었는데
뭔가 굉장히 달고 맛났던 고기 국을 사주셨었다.
엄마가 평소에 해주던 소고기무우국이랑은 다른 단 맛이었다.
아마도 그 소고기국맛의 정체는 미루어 짐작컨데 하동관이었을꺼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하동관에 대해서는 좀 관대한 편이다.

 

음식은 그 맛이 아니라 추억으로 기억되는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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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어제의 숙취가 아직도 남아있는데 올려 주신 곰탕 한그릇 하면 속이 확 풀릴것 같습니다^^
    자료 잘 모아서 “행바의 맛집순례” 출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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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꿀꺽…
    나주에서 보내는 3년동안 하얀집은 참 많이 갔던 것 같아요.
    ‘음식은 맛이 아니라 추억으로 기억되는 것이 맞다.’ 심금을 울리는 표현입니다.
    곰탕먹고픈 저녁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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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음식은 그 맛이 아니라 추억으로 기억되는게 맞다. 이 문장 너무 와닿네요. 함께했던 평남식당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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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역시, 행바님!!!
    일단 비쥬얼은 하얀집이 젤 끌리네요!^^
    근데 국물음식은 자칫하면 나트륨을 넘 많이 먹는수가 있어서 주의하시길…

    식구들과 식사하러 나왔는데 뭘 먹을지 고민입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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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글에도 썼지만 하얀집 나주곰탕은 아름답습니다. ㅎㅎ
      글고 보셨지만 전 이번 생은 포기한지라 ㅎㅎ
      되도록 육수 간을 더 안하고 먹습니다.

      먹을 꺼 천지삐까리인 부산에서 뭘 고민하세요.
      가족분들과 좋은 저녁시간 되시길요.
      만수브라덜형님. 알게 되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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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곰탕에는 정작 곰은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네요~ T.T

    헌데, 피가되고 살이 되는 글인듯 싶습니다.
    역시 좋은 음식을 먹기위헤서는 잘 배워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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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곰탕 정말 좋아합니다.
    특히 나주 곰탕은 넘나 좋아하지요.
    이 동네는 맑은 곰탕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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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저도 어렸을 때는…
    곰탕이나 곰국에는 곰고기가…
    육개장에는 개고기가 들어가 있는 줄로 알았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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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음식은 그 맛이 아니라 추억으로 기억되는게 맞다.” 완전 멋진 말씀입니다.
    근데 부산서는 제대로 된 곰탕을 먹어 본 기억이 별로 없어요.
    부산은 전부 설렁탕집 뿐이예요. 특히 “서울깍두기”라는 이름이 엄청 많아요.
    근데 매뉴에는 곰탕과 설렁탕이 분명 있어요. 허나 차이점은 설렁탕에는 국수가 있고 곰탕에는 국수가 없고 뿐입니다.
    그 외엔 완전 같은 탕이예요. 설렁탕이랑 곰탕이랑 차이가 뭐예요하고 물어보면 일하시는 이모님들이 저렇게 대답해줘요.
    그래서 저는 내년엔 퐝에 올라가서 저 곰탕 꼭 먹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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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내년에는 행바님 따라 맛집나들이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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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가벼운 마음으로 보다가 아버님 대목에서 덜컥했습니다.
    저도 어릴적 아버님을 따라 종로와 을지로, 청계천 골목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그때 알게된 가게들과 그 풍광들이 결국 오늘의 저를 만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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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반룡산 가릿국밥 +_+
    국밥도 좋아하지만 올해는 해장할 일을 좀 줄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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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맛있는 국밥이 한가득…
    한그릇씩 모아다 상에 가득 채워놓고 단체 사진 찍어 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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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내가 없어서 저녁에 뭘 먹을까 계속 고민하다 그냥 병원 밥 먹고 퇴근했습니다. 아 … 곰탕 먹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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