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

웬 쌩뚱맞은 소리냐 싶겠지만 내게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말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 각각의 얼굴이 있고 그 얼굴은 여러 표정으로 감정이나 상황에 대한 반응을 전달한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마주하는 사람의 얼굴과 표정을 통해 상대가 처한 상황이나  감정 상태 등의 여러 정보를 전달받아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고 응대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물의 표정이 주는 다양한 정보는 사진으로 접할 때도 마찬가지다.

인물이 주가되는 포트레이트는 말할 것도 없고 길거리 스냅이나 캔디드 사진에 인물이 포함된 경우에도 인물의 얼굴표정을 통해 드러나있는 감정이 전체 프레임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부분이 인물을 배치한 거리 스냅사진을 찍는 나 역시도 가능하면 프레임을 구성할 때 인물의 얼굴과 표정이 드러나도록 촬영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프레임속 공간에 배치된 인물의 표정은 촬영순간의 상황을 전달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관념인지 강박인지 모를 생각은 2007년이던가 매그넘 작가들이 방한해 촬영한 한국의 모습들을 전시한 매그넘 코리아展을 관람하고 시원하게 깨졌다.

매그넘 소속의 여러 작가들의 섹션중 엘리엇 어윗의 작품 코너에서 마주한 몇장의 사진 덕분이다.

당시 어윗이 담당했던 테마는 바로 ‘한국의 여성’ 이었는데 그중에서 여성들의 무릎 아래쪽 다리와 발만 찍었던 사진들 앞에서 한참을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묘하게도 단지 신발의 종류와 치마 끝단 또는 무릎 아래 바지만 보이는데도 이 발의 주인인 여성의 연령대와 직업군, 그리고 생활수준등등까지 의외로 쉽게 유추하게 되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그 때를 계기로 굳이 전체가 아니더라도 부분을 통한 전체의 이미지 전달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러면서 그 ‘부분’ 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우리가 쉽게 흘려 보내는 부분을 생각하다 사람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당장 나만 해도 마주하는 이의 얼굴과 표정이 아닌  뒷모습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거나 집중하지 않았었다는 생각에 ‘사람의 뒷모습이 전하는 메세지는 정말 없을까?’ 라는 단순한 의문이 떠올랐고 그뒤로 조금씩 사람들의 뒷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전엔 볼 수 없었던 사람의 뒷모습이 전하는 이야기가 조금씩 읽혀 지고 사람의 뒷모습 또한 얼굴이나 표정 못지 않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전달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이제는 거리에서 셔터를 누를 때도 이전처럼 반드시 인물의 얼굴 표정을 담으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제 뒷모습이 촬영된 사진을 보며 당사자의 감정을 떠올려 보는 걸 즐긴다.

단순히 길을 걸어가거나 직업적인 행위를 하거나 아니면 그냥 멈춰서서 어딘가를 응시하고, 고개를 떨구고, 늘어진 어깨선 등등의 여러가지 뒷모습의 표정으로 부터 당사자의 감정을 읽어내는 행위말이다.

아마 이글을 읽는 분들도 사진 속 인물의 여러가지의 뒷모습과 주변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다 보면 반드시 ‘아! 사람의 뒷모습에도 분명 표정이 있구나.’ 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당신이 이전과 다르게 사람의 뒷모습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당신은 이 퍼즐게임 같은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당사자를 방해 하지 않으면서도 그의 뒷모습이 전하는 표정과 나름의 상상을 통해 상대의 생각을 유추해내는 이 재미있는 게임을 시도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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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어쩌다 보니 새해가 밝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원하시는 모든 일들 성취하시는 한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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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아~~사진 좋아요. ㄷ
    저도 이런 인식(강박)이 있습니다.
    덕분에 이제 좀 편히 뒷통수를 공략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덧: 광각을 잘 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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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뒷통수의 표정, 참신하고 재미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미나게 읽었어요.
    새해 첫글의 주인공이 되셨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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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 작성해 놓고 먼저 올라온 글이랑 내용이나 사진프레임이 겹치는게 많아서..ㅡㅡ;;
      콴제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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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교통정리 남자랑 공사장 인부 사진은 다시 봐도 유쾌하네요.
    봤던 사진은 역시나 좋고 새로 보는 사진도 좋네요.
    익숙한 뒷모습도 보이고.

    역시나 사람의 뒷모습은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감사히 잘 봤어요.
    근데 혹시나 했던 뒷모습은 안나와서 행무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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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모습을 아는 것도 사람의 도리니까요..;;;;
      행무룩하지 마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아이들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고 사업 번창하는 한해 되시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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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 기다리던 라페스타님 포스팅! 사진들 하나하나 너무 좋고 저에게도 있던 그 강박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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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도 사진도 엉망입니다만 저는 제 프레임 속 인물들을 사랑합니다. 그런면에서 피요님 사진속에서 느껴지는
      피사체에 대한 애정도 제가 제일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엣헴~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사진 많이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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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라페스타님의 사진에서는 왠지 따뜻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뒷모습에 대한 글에 저도 공감하게 됩니다. 모두 가면을 쓰고 사는 세상에서 진심은 어쩌면 뒷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디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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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주신 말씀대로 온전한 진심이 오가기가 오히려 쉽지 않은 세상이 야속합니다만
      또 어떻게든 서로간의 진심을 주고 받을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겠지요.
      따스한 시선뿐 아니라 정말 따뜻한 온기를 전해 주고 싶은 분들이 많은데 역량 부족에 늘 좌절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해 만들어 가시기를 바라며 새해에는 프로 참석러로 거듭 나시기를 바라겠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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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전 아직도~ 사진적 배움의 길이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거 같습니다. T.T
    좋은 안목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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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넘 좋네요!!!
    광고판을 올려다보는 아이랑 공사장 아저씨 사진 특히 더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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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저도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특히나 공사장 아저씨 사진은 사진이 촬영자의 의도에 따라
      다르게 해석 될수 있다는 점에서 제가 다른 이에게 사진에 관하여 이야기 할때 자주 예로드는 사진입니다.
      연락처가 없어 인사를 못드렸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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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정말 좋아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몇번을 보았습니다.
    담으신 분들의 뒷모습에 살포시 엿보이는 라페스타님의 따스한 시선이 더욱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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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해요 형님..
      연락처가 없어서 새해 인사 따로 못드렸어요.
      새해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모든 일 성취하시고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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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I strongly agree. 나도 뒷모습 찍은 사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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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Faceless !!!! 제가 좋아라하는 컨셉입니다.~
    라페스타님 사진은 제가 많은 공감을 가질수 있어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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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역시 브라보~~~~~
    가끔씩 올려주시는 라페스타님의 포스팅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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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또 하나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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