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향한 빈 틈 없는 돌직구_Zeiss Otus 1.4/28


F1.4, 1/1000초 촬영. 천장에 매달린 장식을 촬영했다. F1.4 최대개방으로 촬영해 28mm에서 보기 힘든 뒷흐림을 표현했다.

칼 자이스는 세계 최고의 광학회사 답게 만들어 내는 렌즈마다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35mm 판형 렌즈에 집중하며 다양한 시리즈를 연이어 히트시키고 있다. DSLR은 물론 풀프레임 미러리스용 렌즈까지 발매하며 사용자 층이 더욱  두터워지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최근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가장 큰 화두인 고화소화에 대한 자이스의 답변이 가장 빛난다. 바로 초호화 광학 렌즈 구성으로 완성한 오투스(Otus) 시리즈다.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는 거짓이 아니다

F2.8, 1/1000초 촬영. 피사체에 바짝 다가가 촬영했다. 최단 촬영거리는 30cm지만 렌즈 길이가 길어 실질적으로 렌즈와 피사체간의 거리는 생각보다 짧다.

지난 2015년 4월,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의외의 렌즈가 등장하면서 술렁이게 된다. 바로 자이스에서 발표한 Otus 1.4/85 때문. 이 렌즈는 출시되자마자 현존 최고의 단망원 렌즈라는 수식어를 달고 호사가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보통 이런 극단적인 표현으로 포장된 렌즈는 얼마 지나지 않아 허와 실이 드러나지만 오투스는 달랐다. 50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은 호불호가  갈렸을지언정 렌즈 자체의 성능에는 누구도 토를 달지 못했다. 여세를 몰아 같은 해 5월에 Otus 1.4/55가  출시됐고 결과는 같았다. 내로라는 전문 리뷰 사이트에서 꼼꼼하게 뜯어본 바, ‘세계 최고’라는 자이스의 호언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F2.5, 1/200초 촬영. 노란 꽃술의 꽃가루까지 생생하게 표현됐다.

한동안 자이스는 a7의 풀프레임 센서를 커버하는 바티스(Batis) 시리즈와 록시아(Loxia)를 선보이며 잠깐 DLSR을 멀리하는  듯했지만 이내 새로운 오투스 시리즈를 발표했다. 바로 Otus 1.4/28다. 표준 화각이나 단망원 보다 설계가 까다롭다고 알려진 광각렌즈로 돌아온 것.

F1.4, 1/2500초 촬영. 역광에서 촬영한 매화. 투명한 꽃잎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Otus 1.4/28는 초호화 광학 렌즈로 구성됐다. 디스타곤 설계를 따르고 있으며 13군 16매 렌즈 중 비구면 렌즈는 2매, 이상 부분 분산 특수 유리는 8매나 투입했다. 레트로 포커스 방식인 디스타곤 설계는 비교적 복잡한 렌즈 구성과 높은 비용이 들지만 SLR용 광각렌즈 설계시 우수한 화질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플로팅 엘리먼트 기술을 적용해 전체 초점 거리에서 우수한 화질과 뛰어난 수차 보정을 기대할 수 있다.

F2.8, 1/6400초 촬영. 사진 하단부에는 촬영 당시 매우 강한 태양광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어나고스트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사실 이 렌즈의 성능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극도로 제한적이다. 부정적인 평가는 물론 중립적인 평가조차도 힘들다. 오직 최상위 클래스에 사용할 수 있는 단어만 나열할 수 있다. 참고로 오투스 시리즈는 서드파티 렌즈로 분류되기 때문에 카메라 바디에서 지원하는 각종 보정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왜곡 보정, 주변부 광량 저하 보정 등이 일체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100% 렌즈 자체의 광학성능으로만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놓고 봤을 때 Otus 1.4/28이 보여주는 각종 수치는 놀라움 그 자체다.

F5.6, 1/60초 촬영. 조리개를 F5.6으로 조이고 촬영했다. 사진 구석구석까지 디테일이 살아 있다.

MTF 차트를 살펴보자. 초점거리 28mm라는 광각렌즈라 믿기 힘든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F1.4 최대 개방에서도 중앙부부터 약 3/4 지점까지 훌륭한 콘트라스트를 보여준다. 조리개를 F4로 조이면 10라인의 경우 90%를 살짝 상회하던 그래프가 10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지고 중앙부부터 주변부까지 우수한 콘트라스트를 보장한다.

F2, 1/250초 촬영. 꽃에 앉은 나비를 담았다. 나비뿐 아니라 꽃에 맺힌 물방울까지 생생하게 표현됐다.

주변부 광량의 경우 광각렌즈임을 감안하면 매우 준수한 수준이며 조리개를 F2.8로 조인 상태부터 급격히 좋아지고 F4에서는 극주변부까지 광량이 양호하게 확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 만나는 자이스의 품격

사실 대부분 광학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는 최신 현행 렌즈의 경우 조리개를 F4로 조이면 각종 수치가 올라간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Otus 1.4/28의 경우 F1.4라는 매우 밝은 조리개 값에서 믿기 힘든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리개 최대 개방으로 촬영할 경우 주변부 화질은 어느 정도 포기하고 촬영에 임하는 것이 보통이다. 주로 피사체를 중앙 근방에 두고 얕은 심도를 활용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Otus 1.4/28은 최대 개방에서도 매우 준수한 화질과 콘트라스트를 보여준다. 따라서 조리개를 활짝 열고도 화면의 상하 좌우 어디든 다양한 위치에 피사체를 두고 프레이밍 할 수 있다.

렌즈로 강한 빛이 곧장 들어오는 역광 상황이라고 해도 Otus 1.4/28의 묘사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렌즈라면 플레어가 생기고도 남을 상황에서 Otus 1.4/28은 조리개를 F2.8로 살짝 조이기만 해도 강한 역광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Otus 1.4/28가 자이스의 정수가 담긴 플레그십이라고 해도 약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가격이다. 일반적인 28mm 렌즈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가다. 어느 브랜드 건 플레그십만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비싼 가격을 무작정 비난할 수는 없다. 자이스의 경우 모든 렌즈 라인이 플레그십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고품질인 동시에 고가이기 때문에 오투스 시리즈의 가격이 더 비싸 보인다. 두 번째는 무게다. 우수한 화질, 각종 수차 제거, 왜곡 억제 등 광학 성능을 끌어올린 결과 무게도 함께 올라갔다. 캐논 ZE 마운트의 경우 1390g으로 EF 70-200mm f/2.8L IS II USM보다 100g 가벼운 정도다. 세 번째는 포커스 방식이다. AF를 지원하지 않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그러나 반셔터를 계속 누른 상태에서 초점링을 돌리면 초점이 맞는 순간 익숙한 비프음을 들을 수 있다. 만약 아주 정밀하게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면 라이브뷰 모드를 이용하면 된다.

사진가는 자신을 옥죄고 발목을 잡는 다양한 환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안정적인 촬영을 위해 무거운 삼각대를 짊어지고 촬영지로 떠나는 것은 기본이고 혹독한 날씨를 이기기 위해 온 몸을 중무장하기도 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한 곳도 좋은 사진을 찍고자 하는 사진가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각고의 노력이나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순수한 ‘광학’ 기술과 관련된 부분이다. 제아무리 훌륭한 사진가라 해도 가지고 있는 렌즈에 따라 플레어가 만발하기도 하고 대형 인화를 하기에는 화질이 부족한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Otus 1.4/28야말로 결정적인 ‘한 끗’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렌즈다. 그리고 그 한 끗을 간절히 원하는 프로 사진가에게 더 없이 훌륭한 파트너다.

Otus 1.4/28은 디스타곤 설계를 따르고 있으며 13군 16매 렌즈 중 비구면 렌즈는 2매, 이상 부분 분상 특수 유리는 8매나 투입됐다.

<제품 사양>

초점 거리                                    28mm

조리개 범위                                F1.4-F16

초점 범위                                   0.3m-∞

렌즈 구성                                   13군 16매

필터 구경                                   M95

길이                                           ZF.2: 152mm

                                                  ZE: 154mm

무게                                           ZF.2: 1350g

                                                  ZE: 1390g

지원 마운트                               F Mount(ZF.2)

                                                  EF Mount(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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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우왕. 반갑습니다.
    멋진 리뷰도 감사합니다.

    Liked by 1명

  2. 이건 뭐~ 대놓고 사람 무릎 꿇게 만드는 듯한~ T.T
    그냥 고민 고만하고~ 사진에만 전념하게 만드는 듯 싶습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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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앞으로 리뷰란이 풍성해 지겠네요…
    비급사진 첫 포스팅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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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건 뭐 그냥 할 말이 없게 만드는 렌즈네요 ㄷ
    첫 포스팅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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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작례도 글도 정말 대단하십니다!! ㅎㄷㄷ
    정말 눈이 호강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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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이렇게 또 한 분의 보석같은 필진이 삐끕에 참여가 되네요.
    첫 포스팅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평소 이스트레인님의 냉철하고 자세한 리뷰 잘 보고 있었습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그리고 오투스는 속된 말로 정말 후덜덜하네요.
    짜이스 만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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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외계에서 온 것 같은 디자인, 그리고 성능 역시 외계인을 감금해서 만들어 낸 걸작인 것 같네요…
    첫 글 축하드리고,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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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 광확기술은 이미 모든 답이 나와 있는데, 그걸 실천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자이스는 그걸 우직하게 밀어 붙이는 힘과 열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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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정성이 가득한 리뷰를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었습니다.
    가격대가 궁금해서 찾아보고 바로 포기하긴 했습니다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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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 더 오래, 장기간 사용하고 쓴 리뷰가 아니라 부족합니다. ㅠ_ㅠ
      오투스 시리즈는 가격과 무게만 감당할 수 있으면 DSLR에 장착 가능한 최고의 렌즈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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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엄청난 렌즈군요.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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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RF카메라의 28mm에서 느낄 수 없는 멋진 사진들이네요.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데 이렇게 결과물을 보니 정말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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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뭐 이런 렌즈가 다 있나요? 그것도 28mm 라니 엄청나군요.
    첫 포스팅 축하드립니다. 여기서 뵐 수 있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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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뭐 그냥 그대로 끝판왕이네요.

    사진도, 많은 단어를 압축한 듯한 리뷰도 감사히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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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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