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한국의 나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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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마치 첫사랑 같은 곳이다.

별 볼일 없는 자그마한 항구를 아무 이유없이 한참을 바라보기도 하고, 자유롭게 산양면 해안도로를 달리다가도 문득 비진도, 매물도 같은 섬으로 들어가 스스로 고립되기를 즐기는.

뭍으로 나와서도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시 돌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이제와 그러기에는 새삼 회한만 가득한 꿈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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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여전히 거친 바다의 삶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박경리, 윤이상, 전혁림 같은 예술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로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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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통영을 한국의 나폴리라고 한다. 그만큼 아름답다는 뜻에서 그렇게 부르겠지만,  사대적인 기분이 들어서 그런 별칭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폴리를 가보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통영이 좋다. (실제로 나폴리를 다녀온 분들의 반응을 들어도 뭐 통영이 훨씬 낫다던데?) 

더군다나, 이 생뚱맞은 나폴리 모텔을 지나칠 때면 도대체 누가, 언제 그렇게 붙인 것일까 더욱 궁금해진다. 미항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그로테스크한 각진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다시 한 번 속으로 되뇌이는 것이다.

‘아 맞다. 한국의 나폴리(?)…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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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의 예전 이름은 충무시였다. 1990년대 중반에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되면서 통영시가 정식 이름이 되었는데, (삼천포와 사천시가 통합되면서 거론됐다는 칠천포의 에피소드가 겹치는…)

이름이 바뀔 당시에, 묘하게 애국심을 강요하는 듯한 충무시보다 통영시가 훨씬 마음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른들은 경상도 사투리로 토영이라고 발음해서 그 정겨움이 더했다.

기억이 거기까지 떠오르자 문득, 과연 한국의 나폴리 통영의 최초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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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 12국 중 고자미동국에 속했던 지역이며, 6가야 중 소가야에 속했던 곳이다. 또한 신라 때 포상팔국 중 고자국(지금의 고성군)에 속했고, 뒤에 고자군을 설치하였다.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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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첫사랑 같은 애틋함과 태고적부터 고자였다는 전설(?)이 뒤엉켜있는 그곳. 

통영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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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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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통영은 백석을 빼 놓고 말하기 힘들다고 믿습니다. 네!
    천희를 만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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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절묘하게 끊는 신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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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절묘하게 끊는 신공이라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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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통영은 언제가도 참 좋은 곳이지만 최근엔 관광객이 너무 많아져서 힘들더라구요 ㅠㅠ
    다찌집 한번 꼭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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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에도 소개가 많이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좋다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이제 저는 자주 가볼 수 없는 거리지만, 그래도 갈 수 있다면 주말은 피해서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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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언제나 정독하게 하고 궁금하게 만드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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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절묘하게 끊는 신공이라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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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절묘하게 끊는 신공이라니…(4)
    (이 댓글을 안달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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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름다운 곳임은 분명한데 상업화되어과는 일련의 과정과, 그를 통해 변질되어버린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지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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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 어릴때부터 봐왔던 저도 그런 모습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들만 변하지 말고 다른 모든 변화하는 세상을 감당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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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절묘하게 끊는 신공이라니…(5)
    (왠지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었구만요. ㅋㅋ)

    다음편도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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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통영…다른곳도 마찬가지이지만 가본지 정말 오래되었군요!!
    정말 맛깔나는 글솜씨와 아련함이 절로 묻어나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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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통영하면 하모회가 떠오릅니다 ㅜㅜ
    다음편을 기대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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