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세워진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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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외곽 탐험에 나섰습니다. 남쪽의 작은 도시들 – 파블롭스크와 차르스코예 실로(푸시킨)를 돌아보는 일정입니다.

대중교통 허브인 모스콥스카야 역에서 마르쉬루트(마이크로 버스)를 타고 1시간 반 쯤 달려 파블롭스크에 도착했을때, 가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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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앞 노점상에서 커피와 빵을 사고, 파블롭스크 기차역을 들여다보고, 파블롭스크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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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에서는 차르스코예 실로의 예카테리나 공원보다는 작은 규모라고 했는데, 작기는 커녕 무지막지한 크기였습니다. 대체 이게 작은 규모면 예카테리나 공원은 얼마만하길래.라는 생각이 들다가, 이들의 크기 관념은 아예 우리와는 다른가보다.생각도 들었습니다. (자꾸 ‘대륙의 스케일’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전나무숲은 끝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어지고, 몇 개의 호수와 정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수 백년은 살았을 나무들이 빽빽하게 늘어서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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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할 지 막막한 마음에 이리저리 헤매이다 작은 다리를 건너 언덕에 도착했을때, 굵은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머문 열흘 내내 우산 없이 다녔었습니다. 보통 소나기가 퍼붓다가 순식간에 갰고(기껏해야 5분, 10분 퍼붓고 말았습니다.) 사람들도 우산 없이 다니다가 비가 오면 잠시 피하고 말길래 그래도 되나보다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은 빗속에 갇혀버리고 말았습니다. 한 시간 넘게 굵은비가 내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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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비를 피해 미술관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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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은 어둡고 난방을 하지 않아 쌀쌀한 편이었지만, 적당한 크레마로 덮인 커피가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습니다. 기계로 내려주는 커피였는데 꽤 근사한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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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가 잦아들기를 기다려 파블롭스크 궁전과 정원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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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신전을 돌아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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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큰 나무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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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끝에서 만난 다람쥐와 인사했습니다.

러시아의 동물들은 사람을 전혀 경계하지 않았습니다. 참새가 식당 테이블 위를 뛰어다는 것도 생경했지만, 먹을 걸 보채는 다람쥐는 좀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파블롭스크 공원의 비둘기들은 아예 사람을 따라다니더군요. 신기하면서 어딘지 부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동물을 대하는 걸 보면 그 나라의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했죠. 적어도 러시아가 우리나라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마르쉬루트를 타고 차르스코예 실로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휴관일이라는 커다란 안내판이 붙어있었습니다. 요일을 착각한 탓에 헛걸음을 해야했습니다.

어깨를 늘어뜨리고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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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갠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내는 파란 하늘과 반영으로 가득차있었습니다.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도스토예프스키 생가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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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내 여러 곳을 전전했다는데,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집필한 곳에 박물관이 생겼습니다. 작고 소박한 박물관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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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지나자마자 그의 데드 마스크를 마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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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육필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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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가족들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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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이가 갖고 놀던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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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의 죽음의 순간에 멈춰버린 시계가 영원한 비통함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 페이소스가 너무 강렬해서 말을 잇지 못한 채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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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나와, 먹먹한 가슴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니 조금씩 어스름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넵스키대로를 걸어, 폰타나 운하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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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스타벅스에는 세련된 젊은이들이 가득했습니다. 샐러드와 커피를 우아한 포즈로 즐기고 있었습니다. 젊은이들 사이를 헤치고 씨티 텀블러 몇 개를 챙겨 길을 재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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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타나 운하에 도착했을 때, 골든 타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파란 하늘과 운하 위로 색색의 가로등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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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을 타고, 위대한 네바강으로 나아갔습니다.

1시간 여의 운항시간 내내 잠시도 쉬지 않고 설명을 이어가는 가이드를 보며, 저래도 목이 괜찮을까 걱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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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인가 다리를 지나 네바강의 한가운데까지 나아간 배는 바실섬과 자야치섬, 순양함 오로라호를 유유히 지나쳐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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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로 떨어지는 에르미타주의 불빛이 따뜻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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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반영으로 보여준 생 페테스부르크가 넘 이쁘고 아름답네요!!
    야경도 정말 이쁘고…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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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워터파크~ 크~

    나름 아기자기하기도 하고 정이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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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운하… 운하… 운하!!!!!!!!
    죽이는군요… 근데 나뭇길 사이로 서 계신 분의 사진은 어디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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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풍광이 참 러시아적이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나타샤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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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정말 제대로 러시아 뽐뿌입니다.
    올해 목표가 작년에 포기한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 3권을 올해는 꼭 읽자인데…
    그나저나 작다는게 저정도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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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밭가는 전지현 사진이 아쉽지만, 너무너무 부럽네요. 러시아~ 아나스타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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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 정말 가보고 싶은 도시… 사진들 보면서 꼭 가봐야겠다는 다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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