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


사실, 휴양지를 거의 가보지 못했습니다. 왠지 나이 들어서 가야 할 것 같았고, 그냥 뒹구는 건 취향이 아닌 것 같았고, 어쩐지 불쾌한 경험을 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가이드들의 바가지라던가 말이죠.)

그런데 보홀(Bohol)을 가게 되었습니다. 난생 처음 가이드 투어도 해보고 호핑 투어를 비롯한 관광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경험이었죠. 보홀에서의 기록 전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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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홀로 가기 위해서는 보통 필리핀(Philippines) 국내선 항공이나 배를 이용합니다.

마닐라(Manila)에서 1시간 쯤 날아 보홀에 도착했습니다. 보홀의 첫 인상은, 파란 바다와 하늘이 어울리는 작은 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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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공항청사로 들어가 간이 레일에서 짐을 찾았습니다. 흔한 보안검색대도 없는 아담한 곳이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공간이 전부입니다.)

지도 하나를 구입하고, 공항 앞에서 가이드를 만났습니다. ‘Young Bo Kim’라고 씌여진 커다란 종이를 든 가이드에게 손짓을 하자 말을 건네왔습니다. “Are you Young?” 유독 필리핀에서는 저를 Young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 생각해보니, Bo를 미들네임으로 이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름을 띄어 쓰니 이런 경우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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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코스로, 안경원숭이(Tarsier)보호센터로 향했습니다. 길을 안내하는 아이를 따라 들어가니 몇 마리인가의 안경원숭이가 나무에 매달려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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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그려진 그림처럼 요다를 닮은 얼굴이었습니다. 360도 돌아간다는 목을 신기하게 들여다보다 아이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차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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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무척 큰 나무들의 숲에 멈춰섰습니다. 이 나무들은 뭐냐고 물으니, 마호가니(Mahogany)라고 합니다. 아, 이게 마호가니구나. ‘마호가니 책상’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서인지 살아있는 나무로 만나는게 신기했습니다. 머리속의 목재 이미지를 나무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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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홀 관광의 하일라이트라는 초콜릿 힐즈(Chocolate Hills)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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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대단했습니다. 경주의 고분만할 줄 알았던 오름들은 훨씬 더 크고 훨씬 더 많았습니다. 입을 헤에 벌리고 한참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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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의 한쪽에서는 부녀가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딸아이가 연주하는 장난감 기타에서 제법 그럴듯한 소리가 나는게 신기했습니다.

차를 타고 대나무 공중다리(Bamboo Hanging Bridge)를 보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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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위로 길게 늘어진 대나무다리를 건너니 야자음료와 기념품을 파는 곳이 나왔습니다. 목을 축이고 잠깐의 스릴을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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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나비센터에 들러 나방인지 나비인지 알 수 없는 거대한 개체들을 구경하고, 로복강 크루즈(Roboc River Cruise)를 타러갔습니다. 배 위에서 밥을 먹는다길래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움직이는 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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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돌아다닌 탓에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있으니 배가 강으로 나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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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쯤을 강을 거슬러 올라간 배는 필리핀 전통마을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아연실색할만한 풍경을 만나고 말았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어색한 포즈로 춤을 추면서 돈을 구걸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아닌데 싶어 곧바로 배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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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지방답게 한바탕 쏟아 붓고는 이내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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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 코코넛과 파인애플을 가득 싣고 어디론가 향하는 노부부를 만났습니다. 손을 흔드니 무심한 표정으로 답례를 하며 강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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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차에 올라 바클라욘교회(Baclayon Church & Museum)로 향했습니다. 1596년 처음 지어졌고 1727년 완공된,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입니다. 산에서 돌을 구하기 어려워 바다에서 건져올린 돌로 지은 건물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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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지진으로 예배당을 포함한 건물 상당수가 무너져, 현재는 50년에 걸친 복원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키지섬 예수변용교회의 느릿한 보수방식이 떠올랐습니다.) 화려하던 내부공간은 최소한의 조명만으로 유지되고 있었고, 여기저기 상흔들이 남아있었습니다.

고개 숙여, 어서 복원되기를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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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뒤편 성모마리아께 인사를 드리고 돌아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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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뜰을 벗어나는데, 한구석에서 아이들이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절로 웃음이 나와 손을 흔들어주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참고로, 보홀에 가시게 되면 데이투어(Day Tour)를 이용하시면 좋습니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고, 선금은 페이펠(Paypal)로 지불 가능합니다. 시간과 프로그램도 조절이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공항 픽업과 숙소 드롭오프(Drop-off)를 제공합니다. 여러모로 편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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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아침 일찍 수영장에 들렀다 호텔식을 먹었습니다. 이름이 파머스 브렉퍼스트(Farmer’s Breakfast)였는데, 별로 힘이 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베이컨을 굽는 솜씨가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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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앞 가게 아주머니와 길가의 염소들에게 인사를 하고, 화이트비치(White Beach)를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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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홀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은 알로나비치(Alona Beach)지만, 풍경은 화이트비치가 낫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좋은 건지 어떤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날도 조금 흐렸습니다. 흐음… 잘 모르겠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화이트비치의 풍경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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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넋이 나가있다가, 인근 리조트(Bohol Beach Club)의 레스토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입구에서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바닷가와 수영장의 부대시설 이용료와 식당에서 쓸 수 있는 450페소를 포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꽤 마음에 들어서 다음날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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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즌 마르가리타(Frozen Margarita)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니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카메라를 챙겨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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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많은 탓에 화사한 일몰은 볼 수 없었습니다.

바다로 걸어들어가 화이트비치를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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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어두워지던 하늘에 붉은빛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바다 가운데에서 보는 붉은하늘이 근사했습니다.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그대로 서있다 숙소로 향했습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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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파스텔톤의 민트빛 느낌.
    요런 느낌의 여행인 듯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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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돌아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이젠 휴식 같은 여행이 그리워 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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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우리식구들은 유적지 보러 돌아다니고 이런걸 싫어해서 휴양지만 돌아다닙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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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사실 패키지투어도 가끔은 괜찮을 듯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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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휠리휜 보홀은 막 정글에 아나콘다가 숲어 있을 듯한 분위기~ㄷㄷ (응? 아~ 아닙니다.)

    근데, 누드 비치, 아니 정확히 해변에 네이키드 휘플이 없는 거 빼고는~ 정말 환상적인 천국분위기가 나네요. 가보고 싶습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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