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M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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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의 사진기 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라이카가 어떻게 그들의 전통과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환경에 맞서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서 무척 흥미롭다. M8의 도입 이후 라이카는 본격적으로 필름 사진기에서 디지털 사진기로 사업의 방향을 재편했고 이에 따라 많은 사용자들 역시 주력 사진기를 디지털로 전환하였다. 덕분에 필름 사진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기 위해서 M3 등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노출계가 달려있으면서도 가장 클래식한 MP 등에 정착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 모습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런 이유로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졌으면서도 가장 주목을 덜 받는 사진기가 바로 M7이다. 1980년대 일본의 일안반사식 카메라가 전세계적인 사진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이후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동안 표류하던 라이카사는 M5의 실패를 딛고 M6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사업을 기사회생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라이카사는 이 M6를 한껏 더 발전시켜 전자식 셔터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M7를 선보이게 된다. 이 M7은 발매되자마자 엄청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는데 바로 전자식 셔터의 도입이 라이카의 전통에 어긋난다는 사실과 전자부품의 도입으로 사진기의 사이즈가 약간 더 커졌다는 점 때문이었다. 사실 기능적으로 우월한 일안반사식 사진기가 아닌 라이카의 레인지파인더를 사용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M7이 도입한 여러 편의장치들은 불필요한 것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M7은 이런 인기없는 사진기로 전락하기에는 여전히 너무나도 우수하고 유용한 사진기라 생각 된다. 따라서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 M7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고자 한다. 사진기를 구석구석 살펴보면 여러 혁신적인 변화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조리개우선 모드의 도입이다. 덕분에 뷰파인더를 들여다볼 때 과거처럼 노출이 적정인지 또는 과소과다인지 화살표로 표기되는데 그치지 않고 현재 촬영하는 셔터타임을 볼 수 있다. 그러니 그냥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촬영시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뷰파인더의 하단에 표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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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7가 비판을 받은 부분 중 하나는 M6 이래로 지속되는 화이트아웃 현상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점 때문이었다. 화이트아웃 현상이란 역광 촬영시 순간적으로 뷰파인더로 빛이 쏟아져 들어와 제대로 상을 관찰할 수 없는 현상을 말하는데 과거 M3 등과 달리 뷰파인더에 사용되는 렌즈의 재질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2004년 이후 MP가 새롭게 선보이면서 내부에 사용되는 렌즈유리의 재질을 바꾸고 내부코팅을 개선하고 프레임라인을 조정하면서 이 화이트아웃 현상을 거의 사라지게되었다. 라이카 본사에서는 여전히 발매중인 M7 에도 요청을 하면 MP의 뷰파인더로 업그레이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2004년 이후 생산된 M7은 대부분 화이트아웃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되었다. 이 뷰파인더는 개인적으로 서비스를 의뢰하여 개조하게되면 꽤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데 덕분에 중고거래시에서 뷰파인더 개선전 모델인지 개선후 모델인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M7은 기본적으로 0.72의 배율을 가지는 뷰파인더를 블랙과 실버모델에 제공하며 0.85와 0.58 배율을 가지는 사진기는 블랙바디만 생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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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라이카 M7은 이전 그리고 이후의 다른 라이카 바디와 달리 셔터다이얼이 상당히 커졌으며 덕분에 여러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B셔터와 1/1000초 셔터 사이에 붉은색으로 AUTO라는 표시인데, 이것을 통해서 조리개 우선 모드로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1/125초와 1/60초 셔터에는 가느다란 검정 선이 표기되어있는데, 이 두 셔터타임은 배터리가 방전된 이후에도 여전히 기계식 셔터로 작동 가능한 부분임을 알리는 표시이다. 라이카 M7이 전자식 셔터를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용자들의 우려와 실질적 편의를 위해 이렇게 최소한의 장치를 구비해놓았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핸드헬드 모드에서 딱히 효용이 높을 것이라 기대되지는 않지만 삼각대를 이용한 사용자를 배려하기 위해서인지 2초와 4초의 셔터를 추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와인딩 레버를 보면 앞부분에 전원 스위치를 장착해놓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사실 라이카 같은 클래식한 디자인의 사진기에 전원버튼을 추가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음에도 미학적으로 매우 아름답게 디자인을 해놓은지라 별다른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덕분에 전원을 차단시켜놓은 상태에서는 불필요한 배터리의 나이나 공셔터가 눌려지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와인딩 레버는 M4와 같은 형태로 되어있다. 많은 사용자들이 M3나 MP 스타일의 와인딩 레버를 더 선호한다. 하지만 기능을 중시하는 M7로서는 더욱 빠른 로딩을 위해서 당연한 선택이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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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의 뒷면을 보면 핫슈의 플래쉬 소켓이 보이고 커버로 덮혀있다. 분실하기 쉬운 부품이므로 취급에 주의를 요한다. 빼놓는 것 보다는 막아놓는 것이 기능적으로도 외견상으로도 더 보기좋다. M7은 본격적으로 후막싱크로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덕분에 더욱 자연스러운 촬영이 가능하며 특히 메츠플래쉬를 이용하면 1/1000초까지 연동하여 촬영이 가능하다. 뷰파인더는 과거 M6와 마찬가지로 안경에 상처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서 부드러운 고무재질의 링으로 둘러져있다. 실제로 M4 이전의 사진기들은 금속재질이 그대로 노출되어있어서 사용하다보면 안경유리에 스크레치가 곧잘 생기곤하는게 은근히 스트레스였다. 물론 그것을 커버하는 여러 편법들이 있지만 자연스러운게 가장 좋으므로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리와인딩 레버는 M4에서 사용된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M3 스타일보다 더욱 빠르게 되감기가 가능하다. 물론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서 M3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M7에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후면의 필름 ASA를 세팅하는 다이얼에서 DX코드를 읽는 세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적정노출을 기준으로 위아래로 2스톱식 조정하여 촬영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 점은 하루에 필름을 완전히 다 소비하지 않고 촬영을 이어나갈 때 ASA 얼마짜리 필름이 현재 사진기에 들어있는지 깜빡하는 실수를 만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 노출조정의 경우에는 물론 수동으로 노출값을 계산하여 촬영하면 아무문제 없기는 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노출의 정도나 외부 환경을 감안하여 가감을 해줄 때 무척 편리한 옵션이 된다. 이러한 변화는 라이카가 여러 다른 많은 사진기 제조회사들이 최신의 사진기를 선보이며 내놓는 편의장치들을 최대한 의식하고 반영하여 조치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라이카의 아이덴티티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최대한 라이카의 디자인적 측면을 고려하여 배치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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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7 A la carte

처음으로 라이카 바디를 구입하고 한동안 M3가 진리인양 오랜기간 사용을 해왔었다. 그러다 2002년도인가 처음 M7이 발매될 때 나도 35밀리 렌즈를 한번 사용해보자 싶어서 구입을 한 것이 바로 이 M7의 시초였다. 당시 각 나라별로 해당국가의 국기를 각인한 기념바디를 판매했었는데 그걸 구하게 되었던거다. 이 M7과 샤프한 주미크론 35밀리 렌즈를 꽤 오랜기간 즐겁게 사용했던 것 같다. 요즈음 디지털 사진기 중에서 촬영에만 집중하기 위하여 뒷면의 LCD를 제거한 모델이 선보인 바 있다. 이를 생각해본다면 M7은 촬영도중 노출이나 셔터타임에 신경을 덜 쓰고 촬영 그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진기인 셈이다. 필름사진을 할 때면 가장 클래식한 것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조금만 시선을 넓혀본다면 이 M7은 당신의 촬영의 순간순간을 매우 손쉽고 편리하게 그리고 사진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좋은 사진기가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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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좋은 리뷰 고맙습니다.^^
    알라까르떼 역펜더 무척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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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실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된 M이, 어느 순간부터 실용성과는 거리가 먼 기계가 된 것 같습니다.
    수용자들의 기호가 작용했다는 인상도 강하구요.
    그 중 하나가 M7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획을 그은 M이라고 생각하는데, 언제나 MP에 밀려서 저평가되는게 안타깝습니다.
    필름을 계속 썼다면 아마 M7 정도로 계속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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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한때 서로 뽐뿌주던 분과 m7을 하나씩 구해서 볼커, 와인더, 렌즈교체 버튼, 와인더, 화각창레버?까지 싹 다 갈고 거의 알라까르테로 만들었는데 M3를 구하면서 내보냈는데 아직까진 별로 아쉽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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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전 그래도 mp가 더 좋아요. 하지만 m6를 구입할려는 친구에겐 꼭 m7으로 바로 가라고 조언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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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알라까르떼 역팬더가 눈에 쏙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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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 태극기 에디션 M7을 제 친구도 발매 당시 질러서 사용했었지요. 라이카 클럽에 리뷰도 썼던 친구였는데 덕분에 구경하면서 참 부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한 때는 가장 실용적인 M이라 생각했습니다만 구닥다리 M3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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