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IIIg


iiig

개인적으로 바르낙 바디 중에서 두 번째로 사용한 사진기다. 나도 처음에는 RDST 라고 부르는 Red Dial Self Timer를 가진 라이카 IIIf를 사용했었다. 매우 튼튼하고 신뢰감이 가는 멋진 사진기였다. 하지만 오랜 기간 아무 탈 없이 잘 사용했음에도 미국식이 아닌 유럽식 셔터 다이얼을 가졌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엄밀히 따져보면 반 스톱의 반 정도 될까 말까 하는 미묘한 차이일 뿐이지만 슬라이드 필름으로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괜히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뭔가 원하는 대로 노출을 제어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IIIg는 바르낙을 사용한다면 놓칠 수 없는 선택이었던 셈이다. IIIg를 사용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M3와 비견될 정도로 부드럽고 정숙한 셔터음이었다. 어느 리포트를 보면 추후 M3에 사용될 부품이 많이 도입되었다고 하던데 아마도 그 때문일 거라 생각된다. 실제로 초기부터 IIIf 까지의 바르낙 바디들은 아무리 관리를 잘하더라도 M 바디 보다 셔터음과 충격이 좀 더 크다. 하지만 이 IIIg 만은 이전에 비해 확연히 부드러워진 것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이전 바르낙에 비해서 넓고 시원해진 뷰파인더는 IIIg에서 가장 눈에 띄게 바뀐 부분이다. 뷰파인더는 단순히 커진 것에 그치지 않고 이후의 M3 바디처럼 50밀리 프레임 라인을 보여준다. 사실 이전의 바르낙 바디의 뷰파인더들은 프레임 라인이 없으며 시야가 50mm 보다 조금 더 넓은데 촬영습관이나 안경착용 유무에 따라서 촬영을 한 뒤 필름을 보면 프레임이 실제 뷰파인더로 본 것과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IIIg는 50밀리 프레임이 뷰파인더 안에 나타나기 때문에 무척 편리하다. 더구나 90mm 프레임 라인이 별도로 제공되기 때문에 SGVOO 같은 90mm 외장 뷰파인더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이 좋다. 덕분에 전면에서 보면 양옆으로 레인지 파인더가 위치하고 가운데 뷰파인더와 프레임 라인을 보여주는 프레임이 있으며 이것들을 하우징이 감싸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35mm 프레임 라인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꼭 SBLOO 같은 대형 외장 뷰파인더가 아니더라도 WEISO 같은 자그마한 크기의 뷰파인더를 제작할 수 있었다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50밀리 시야만 보여주는 것은 여전한 아쉬움이다. 물론 M3 같은 경우는 뷰파인더와 레인지파인더가 일체형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외장뷰파인더를 사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기능적으로 큰 차이이지만 바르낙 같은 경우는 뷰파인더와 레인지파인더가 분리되어있기 때문에 어차피 눈을 옮겨서 봐야 한다. 그러니 외장뷰파인더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생각보다 적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한 점을 제외한다면 유일한 아쉬움은 이전 바르낙 바디 보다 몇 밀리 조금 더 커졌다는 부분이다. 이러한 변화는 뷰파인더의 크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사실 바르낙 바디를 사용할 때의 가장 큰 즐거움은 50밀리 엘마렌즈를 침동시킨 채로 카메라 가방이 아닌 외투 주머니에도 쉽게 들어가는 작은 크기에 기인한다. 특히 II, III 같은 바디들은 매우 작기 때문에 크게 활동하지만 않는다면 양복바지의 뒷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도 있을 정도이다. 이와 비교한다면 IIIg는 단순히 몇 밀리 정도 커졌을 뿐이지만 실제 비교를 해보면 차이는 약간 크게 느껴진다. 딱 II 정도의 크기면 가장 이상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런 건 침동식 엘마렌즈를 사용할 때의 이야기이고, 주미룩스 50밀리 1세대 렌즈라든지 주미크론 50밀리 리지드 렌즈 같은 것을 사용할 때면 어차피 상관이 없다. 아무튼 이 라이카 IIIg는 여러 장단점을 가졌음에도 가장 최후의 바르낙 바디로서 가장 완성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요모조모 뜯어봐도 역시나 작고 야무진 그러면서도 든든하고 믿을만한 카메라의 전형을 보여준다. M 바디에 비해서 여전히 더 작은 크기와 더욱 클래식한 외형이 아름다운 사진기이다. 늘 함께할 수 있는 이 작고 아름다운 바르낙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asa

과거 라이카 IIIf에서 와인딩 레버 위에 있던 필름 ASA표기 다이얼이 M3와 같이 카메라의 뒷판으로 옮겨왔으며 조작하기 훨씬 더 편해졌다.

viewfinder

프레임 일루미네이션 창 (위 그림에서 II 표기 오른쪽 창)의 도입으로 뷰파인더 안에 프레임라인이 보인다.

finder

이전 바르낙 바디에 비하여 뷰파인더가 훨씬 크고 넓어졌다.

parallex

레인지파인더의 특성상 거리에 따라서 시야가 약간씩 달라지게 되는데 특히 촬영 최단거리인 1m와 무한대 사이의 시차가 제법 되는 편이다. 따라서 시차를 보정해주는 레버를 통해서 이것을 조정할 수 있다.

self-timer

셀프타이머 사용을 위해서는 레버를 완전히 아래로 내리면 고정이 되는데 이 때 레버 왼편의 버튼을 누르면 레버가 8-10초 간격으로 위로 올라가게되며 다 올라가면 촬영이 된다.

box

Leica IIIg의 박스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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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nri Cartier-Bresson이 사용한 Leica II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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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마운트를 장착한 라이카 IIIg, 꽤 오랜기간 누군가 개조한 것인지 라이츠사에서 제작한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M3 제작전 특수하게 제작된 프로토타입이라고 결론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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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IIIg, Elmar 9cm f/4, Agfa Vista 200, Ilfosol-3 +1 p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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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아름다운 기계입니다.
    덕분에 안목이 깊어집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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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바르낙은 RDST만 다녀왔습니다. 너무 깨끗한 놈이라 거의 써보지도 못하고 방출한 기억이네요. (제 것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여전히 가장 아름다운 기체는 바르낙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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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도 바르낙은 RDST만 잠시 소유해 봤습니다. 기회가 되면 블랙페인트로 좀 더 심플한 iid나 iii 정도를 다시 들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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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말 미학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바디죠.
    제 눈만 좋다면 쓰고 싶은데
    그 파인더때문에 50밀리는 힘들고
    그냥 광각렌즈 물려서 쓰고픈 생각은 계속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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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기존은 바르낙보다 키가 커져서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해왔는데 바르낙의 완성형이라 부르기 어색하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어차피 편하자고 쓰는 카메라는 아니니 블랙페인트 IId 같은걸 구해서 써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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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IIIf에 25mm를 물려서 한동안 매일 같이 들고 다녔었는데 요즘은 뜸해졌네요. 다시 열심히 들고 다녀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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