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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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신영복 선생이 그리웠다. 당신께서 훌쩍 떠나신지 1년이 넘었다. 손에 잡히는 대로 뽑아서 펼친 부분이 <청구회 추억> 이었다. 선생의 젊은 시절 한 대목이 수채화처럼 펼쳐지는 명문이다. 재소자용 휴지(일명 똥종이)에 깨알 같이 썼다. 죽음을 앞에 둔 청년이 이토록 아름다움 글을 남긴 까닭이야 없겠는가 만은 그 깊은 곳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청구회 추억은 1966년 봄부터 선생께서 구속되기까지 2년 여 시간동안 여남은 살 까까머리 아이들과의 추억을 29장의 똥종이에 기록한 것이다. 선생께서 출소 후 집안을 정리하다가 찾아내어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수감 중이실 때 방을 급하게 옮기면서 한 헌병에게 부탁해서 집으로 보내달라고 했다고 하는데 다행히 곱게 집으로 전달되었던 모양이다. 덕분에 우리는 큰 감동을 선물 받게 되었다.

서오릉 소풍 길에 만난 아이들과의 인연을 매달 이어오다가 선생의 느닷없는 구속으로 아이들과의 만남도 끝이 나고 말았다.

‘1966년 이른 봄철 민들레 씨앗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해후하였던 나와 이 꼬마들의 가난한 이야기는 나의 급작스런 구속으로 말미암아 더욱 쓸쓸한 이야기로 잊혀지고 말 것인지…….’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글은 이렇게 맺어지고 있다.
‘언젠가 먼 훗날 나는 서오릉으로 봄철의 외로운 산책을 하고 싶다. 맑은 진달래 한 송이 가슴에 붙이고 천천히 걸어갔다가 천천히 걸어오고 싶다.’

*** 더불어 숲 홈페이지( http://www.shinyoungbok.pe.kr )에 가시면 전편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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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한 나절!
내 아이는 언니 오빠들과 섞여 놀았다.
처가 동네 아이들이다.
대처에 살다 부모를 따라 들어 온 모양이었다.
한참 뒤 이 사진들을 뽑아다가 전해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아이들은 이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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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8 / 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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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신영복선생님도 그립고 사진속 예쁜 아이들처럼 어리시절의 추억도 그립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천사임에 틀림없습니다. 좋은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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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젖먹이 부터 모두들 해피~ 그 하나에 동참하는 듯한 분위기~
    덕분에 연휴 무기력증을 조금 걷어내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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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언약은 강물처럼 흐르고/만남은 꽃처럼 피어나리”

    사진들이 하나같이 보석처럼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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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해맑은 아이들 표정들이 잠시나마 현세의 시름을 잊게 해주네요..
    계속해서 이런 표정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건 어른들의 몫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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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런 사진이 참 좋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보니 저런 얼굴과 눈빛이 얼마나 행복한 것이지 이제는 압니다.
    저 녀석들 저날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웠을지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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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 아이들도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되었겠네요. 사진 속 모습처럼 건강하고 밝은 젊은이들이었음 좋겠습니다. 추억의 한 조각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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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름다운 시절이란 영화의 장면이 생각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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