α7 시리즈로 고전과 미래를 오가는 방법_Zeiss Loxia 2.8/21


소니 α7 시리즈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에게도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다. 소니의 꾸준한 혁신이 사진가의 마음을 돌려놓고 있는 것. 그러나 α7 시리즈가 소니의 힘만으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다.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한 자이스의 덕을 톡톡히 봤다. 최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바티스 시리즈만 봐도 자이스의 저력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α7 시리즈를 서포트하고 있는 자이스의 또 다른 렌즈군이 있다. 바로 록시아(Loxia) 시리즈다. (모든 작례 사진은 소니 a7R II로 촬영했습니다.)

미러리스의 경박단소를 완성하는 방법

미러리스는 이름 그대로 DSLR에서 미러 박스를 걷어낸 카메라다. 거울이 있던 자리가 없어졌으니 같은 크기의 센서를 사용해도 DSLR보다 훨씬 작고 가벼워질 수 있다. 필름 시대에는 RF 카메라가 SLR의 대척점에 놓여 있었지만 이제는 그 자리가 미러리스로 대체됐다. RF 카메라 브랜드의 대명사인 라이카조차도 최근 풀프레임 미러리스인 Leica SL을 발표하며 미러리스 연합에 힘을 보태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바로 렌즈다. 렌즈 종류가 적다는 것은 사실 큰 문제는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 분명 해결 가능한 일이다. 진짜 문제는 렌즈 사이즈다. 카메라에 미러가 없다고 해서 렌즈 크기까지 작아지지는 않는다. 광학 기술은 절대적으로 물리적인 법칙을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렌즈의 F값을 어둡게 설계하면 작아지겠지만 이는 DSLR도 마찬가지다. 마이크로 포서즈보다 센서 사이즈를 키운 소니는 렌즈 크기라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이때 대안으로 떠오른 렌즈가 바로 자이스의 록시아 시리즈다. 록시아는 소니의 풀프레임 미러리스인 α7 시리즈 사용자를 위해 개발된 렌즈다. 미러리스의 장점인 경박단소를 극대화시키는 한편 풀프레임 센서의 장점을 저해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했다. 자이스는 MF로만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설계하는 동시에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은 조리개 값을 채택해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

Loxia 2/35와 Loxia 2/50은 기존에 발매된 ZM 렌즈를 리뉴얼해 탄생됐다. 라이카 M 마운트로 발매돼 수많은 사용자에게 검증받았던 Biogon T* 2/35 ZM과 Planar T* 2/50 ZM을 기반으로 디지털에 맞춰 설계를 업데이트한 것. 두 렌즈는 발매되자마자 α7 시리즈 사용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렌즈의 성능도 훌륭했지만 디지털 파인더 덕에 수동 초점 조작이 편리한 미러리스의 장치적 특성 덕분이기도 했다. 자이스는 여새를 몰아 지난 2015년 12월에 Loxia 2.8/21을 발매하기에 이른다.

Loxia 2.8/21이 발표됐을 때 많은 α7 시리즈 사용자들이 걱정한 부분이 있다. 바로 렌즈 설계 방식이다. 기존에 선보였던 Loxia 2/35와 Loxia 2/50은 ZM 렌즈에 적용됐던 방식으로 설계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렌지백이 짧은 α7 시리즈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21mm라는 초점거리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존 ZM 마운트로 발매된 Biogon T* 2,8/21 ZM의 경우 어댑터를 이용해 α7 시리즈에 장착하면 주변부 광량저하, 주변부 화질저하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이스는 이와 같은 우려를 새로운 설계로 말끔히 해소했다. 필름 시대에 RF 바디를 위해 사용했던 비오곤 설계를 과감히 포기하고 디스타곤으로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했다. 즉 Loxia 2.8/21은 록시아 시리즈 중 최초로 오리지널 설계를 적용한 렌즈인 것.

4240만 화소를 완벽하게 커버한다

이쯤 되면 Loxia 2.8/21의 성능이 어느 정도일지 궁금해진다. 우선 기존에 발매된 35mm, 50mm와 달리 렌즈 구성이 호화롭다. 선 발매됐던 두 렌즈는 보케나 뒷흐림을 부드럽게 표현하기 위해 특수렌즈 사용을 최대한 자제했다. 초점거리 특성상 보케 표현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 예를 들어 플라나 설계를 기반으로 했던 Loxia 2/50은 특수렌즈를 단 한 장도 사용하지 않았고 Loxia 2/35의 경우에는 가장 앞에 위치한 한 장의 렌즈에만 이상 부분 분산 특수 유리를 사용했다.

그러나 초광각 렌즈인 Loxia 2.8/21은 전혀 다른 구성을 보여준다. 9군 11매 구성 중 이상 부분 분산 특수 유리 4매와 비구면 렌즈 1매를 사용해 화질에 집중한 모습이다. 초점거리 특성상 쨍한 화질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이스가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조리개는 F2.8까지 개방되는데 21mm 광각렌즈 치고는 준수한 수준이다. 비오곤 대칭 설계가 아닌 레트로 포커스 방식으로 설계된 디스타곤 렌즈 특성상 렌즈가 조금 더 커질 수밖에 없다. F2.8은 작고 가벼운 동시에 우수한 화질을 추구하는 록시아 시리즈의 정체성을 고수하기 위한 최선의 조리개 값으로 보인다.

소니와 공식적으로 협업하고 있는 자이스에선 만든 렌즈인 만큼 α7 시리즈 바디에서 지원하는 [렌즈 보정]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렌즈 보정 기능을 사용하지 않은 결과물과 사용한 결과물은 편차가 꽤 큰 편이다. 특히 주변부 광량저하는 눈에 띌 정도로 보정된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렌즈 보정]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렌즈 해상력은 최상급이다. 4240만 화소 센서를 장착한 α7RⅡ에 장착했을 시 조리개 최대 개방에서도 매우 우수한 해상력을 기대할 수 있다. 초고화소 센서에서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수준이다. 조리개를 조이면 중앙부터 주변부까지 고르게 화질과 콘트라스트가 올라간다.

최단 촬영거리는 0.25m로 무난한 수준이다. 센서면으로부터 0.25m이므로 피사체에 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조리개를 개방하고 가까이에 있는 피사체를 촬영하면 광각렌즈 특유의 시원한 구도에 보케까지 더해지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실 Loxia 2.8/21을 두고 보편성을 획득한 스탠다드 한 렌즈라 말하기는 어렵다. AF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놓고 봐도 대중 친화적인 렌즈는 아니다. 그러나 직접 포커스 링을 돌려 초점을 맞추고 조리개 링을 돌려 심도를 조절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촬영법은 그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사진을 대하는 자세 혹은 피사체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Loxia 2.8/21은 조금 더 진중하고 묵직한 사진을 찍기 원하는 사진가에게 적합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렌즈가 마냥 클래식한 장비는 아니다. 최신 고화소 카메라와 조합했을 때에도 모자람이 없는 훌륭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한 마디로 Loxia 2.8/21은 클래식과 모던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품고 있는 렌즈다.

<렌즈 사양>

초점 거리 21mm
조리개 범위 F2.8-F22
초점 범위 0.25m-∞
렌즈 구성 9군 11매 디스타곤 설계
필터 구경 M52 x 0.75
길이(렌즈캡 포함) 85mm
무게 394g
카메라 마운트 SONY E-M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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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올려주시는 물건들이~ T.T

    물론 카메라 생활에 영원한 안주란 어차피 어불성설이었지만 말입니다.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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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믿고보는 리뷰입니다.
    사실 전…렌즈보다는 글과 사진 덕분에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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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또 디스타곤이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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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와~~덕분에 정말 많은걸 알게됩니다!^^
    렌즈 정말 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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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세상엔 정말 많은 렌즈가 있네요.. 이름이 꼭 오래전 동유럽 출신 렌즈 같았는데.. 최신이었다닝..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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