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지붕을 아시나요?


학교 다닐 무렵 첫 학기가 지나가고 여름 방학을 기다리던 어느날 동기 녀석이 그러더군요
“인도 가지 않을래?”
저의 답변은 단호 했습니다.
“싫어”
그 당시 책 또는 작은 정보로만 접하던 인도 라는 곳은 그냥 덥고 낡고 먼지 날릴거 같은 그런 느낌
더운곳은 더더구나 싫어 하는 저로썬 거길 굳이 돈내고 내 첫 베낭여행으로 간다는게 탐탁치 않았습니다.

시간이 그렇게 몇년 지나고 당시 유행하던 싸이월드에 M이라는 아이의 사진첩에 인도사진이 폭풍처럼 올라오고 마음이 막 흔들렸습니다. 소심한 저로썬 여자 혼자 인도여행을 한거에 매우 놀라웠고 M에게 물었습니다.
“인도 안위험해?”
M이 답하더군요
“한국에서 여자 혼자 여행 하는것보단 덜 위험하던데요?”

그리고 2년 후 2005년 5월 저는 M에게 이끌려 인도를 갔습니다.
첫 외국, 그리고 홀로 떨어진 상황 가뜩이나 소심 했던 저에게 인도는 그냥 그런 여행지가 되어 가고 있을때 였습니다. 마음에 맞는 여행자들끼리 만나 전부 6명, 각자 일행들과 나가리 되서 일명 나가리 패밀리 라고 부르며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같이 처음에 이동했던 라다크
밤하늘에 가득찬 수많은 별들과 차가운 공기 따가운 햇살 즐거운 사람들 ,처음 낯설었던 느낌은 사라지고 이젠 인도가 내집 처럼 편해질 무렵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뭔가 허전하다’

그리고 우리 여섯명의 여행이 서로가 끝을 향해 달려갈 즈음 Leh에서 시작되어 라마유르 그리고 사스풀에서 완전 관광모드로 돌입한 우리가 다시 Leh로 돌아갈때 어쩔수 없이 로컬 버스라는걸 타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전까지 돈이 없는건 아니라서 돈좀 내더라도 편하게 지프나 이런걸 타고 다녔죠) 첫 출발지도 아니여서 로컬버스안으로 탁 들어왔을때 들었던 생각은
‘아..이건 아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 짐들 그리고 더위….잠시 고민을 하다가 남자 4 여자 2로 이뤄진 우리들은 결정을 했습니다.
“여자들은 안에 타고 남자들은 그냥 위로 올라가자”
당시 버스 지붕위를 즐기던 이스라엘 여행자들을 보며 돌+아이 쯤으로 바라보던 제가 먼저 제안을 한거죠. (결국 여자 멤버들도 나중에 지붕으로 올라오게 되죠)

img226

광활한 라다크의 사막풍경

img227

사막에서 반바지 나시…이런 패션 매우 위험 합니다.
저날 저녁 다리와 어깨에 감자 붙히고 아주 난리도 아니였죠

img233

라다크의 풍경은 광활한 사막
그리고 중간 중간 녹지가 어울린 참 독특한 느낌 입니다

img236

img239

흔한 로컬 휴게소의 모습

img241

휴게소에서 만난 아이
티셔츠가 Be the Reds 붉은악마였습니다.
의외로 이동네에 한국 조기축구회 옷이나 이런 폐옷들이 많이 넘어간거 같더라구요.

img242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본 놀라운 풍경
오토바이가 힘들어 보였는지 버스 지붕위로 올리더라구요.역시 인도에서 불가능은 없구나..

img243img244

다같이 올려 지붕위로 보냅니다. 이렇게 사람과 오토바이가 다정하게 버스 지붕위로 올라 가게 됩니다.

img245

지옥의 인도 로컬 버스
3명 2명 이렇게 탑니다.
한국의 카운티 마을버스가 넓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img250

다시 Leh로 향해 달려갑니다.
이번엔 지붕 동무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img260

길가다 만나면 이렇게 서로 손도 흔들어 줍니다.

img267

도로에서 작업 하는 사람들
거의다 맨손으로 돌을 깨서 이렇게 작업들을 합니다.
사막의 따가운 햇살속에서 이렇게 힘들게 일을 합니다

img268

그럼에도 이렇게 외국인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여유를 보여줍니다.
저는 이걸 정말 여유라고 생각 합니다.
반대의 상황에서 한국에서 이랬다면? 백인들이 버스 지붕 타고 실실 웃으며 카메라 들이대고 손 흔들면 한국사람들은 손 흔들까요?

img269

고단해 보여도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

img273

2005년의 인도여행
그곳에서 버스 지붕으로 소소한 일탈을 시작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작은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진거 같습니다. 여유가 있는 그들을 보며 그게 하도 많은 외국인 여행자를 상대해서 생긴 내성이나 능글맞음 일수도 있지만 난 왜 그렇게 빡빡하게 예민하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별거 아닌 나비효과 일수도 있지만, 작은 시도조차 안해보는것 보단 범법행위가 아니라면 소소하고 작은 일탈부터 평소 안하던 것부터 해보면 삶의 즐거움은 소소하지가 않은거 같습니다.
그때 제가 평소처럼 그냥 참고 버스 안에서 의자라는 안락함을 포기 하지 않았더라면?
12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 나는 여행이 아니라 이미 잊혀진 하나의 기억으로 남았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겨울에 지인들과 여행을 가면 가장 먼저 하는 얘기가
“입수할까?” 입니다.
점잖게 여유있게 풍족하게 하는 여행도 좋지만
가끔은 나이도 체면도 내려놓고 남들한테 피해 안주고 눈쌀 찌푸리는거 아니면 한번쯤 해보세요
그때는 좀 민망하고 낯뜨거워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때의 추억이 더욱 즐겁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귀찮고 피곤하고 웃느라 정신 없어도 꼭 사진은 남기세요

All Photo by Nikon F100 + AF20-35 , TMX

DasFoto

카테고리:Essay태그:, , , , , , ,

1개의 댓글

  1. 아.. 너무 좋아보입니다.. 아름다운 시간이었겠네요.

    Liked by 1명

  2. 제가 버스 위에 올라 앉아 살갗 다 타들어가는 느낌이 드네요. ㄷㄷ

    재미지게 잘 읽었습니다. ^^;

    좋아하기

  3. 멋지구리 합니다.
    ㄷㄷㄷ

    마지막 사진은 좀 눌러서 로우키로 인화하고 싶네요.

    좋아하기

  4. 히말라야를 보러 나갈콧에 갔었는데, 로컬 버스 지붕에 사람을 가득 싣고 해발 3천미터까지의 꼬불꼬불한 낭떠러지를 위태위태 올라가더군요. 그 장면이 잘 잊혀지지가 않아요.

    좋아하기

  5. 인도의 매력에 빠지면 돌아오지 않는다던데
    간디를 닮으신 스댕님은 돌아오셨군요!^^
    사진들 너무 좋습니다!!

    좋아하기

  6. 2005년쯤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ㅠㅠ

    좋아하기

  7. 역시 너무나 멋집니다.

    좋아하기

  8. 2000년에 친구랑 한 달 조금 넘게 인도 여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무척 좋았었는데 같이 다녀 온 친구 녀석은 다시는 그쪽으로 고개도 돌리지 않겠다고 했었지요.

    그러더니 몇 년 뒤에 ‘나 요즘 가끔 인도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라고 고해 성사를 하더군요, 흐흐. 인도란 그런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진들 잘 보았습니다. 🙂

    좋아하기

  9. 언제나 로망입니다. 잘 봤습니다 ^^

    좋아하기

  10. 일단 무엇보다 겨울에 스댕님이랑 물가로 여행가면 안되겠군요 ㄷㄷ
    인도.. 저에게도 막연히 편견이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만 사진들이 너무 좋아 한번은 가보고 싶어집니다.

    좋아하기

  11. 아아아아아…..
    너무 좋네요.

    좋아하기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