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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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킹에 관심이 생긴게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건강 – 살빼기에 걷기 이상 없다는 얘기를 듣고나서입니다. 좀 걸어보니 살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몸이 건강해지는 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아, 걷기는 걸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다른 이유는 트래킹을 해야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대표적인 데가 칠레네요. 푼타 아레나스나 모레노 빙하는 걸어가야 제대로 볼 수 있더군요. 그래서, 또 걸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우연히 ‘걸어서 세계속으로’ 시코쿠편을 봤는데 거기에도 순례길이 하나 있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헨로(お遍路)라는, 88개 사찰을 걸어서 순례하는 총연장 1,400km의 코스가 있더군요. 역사가 무려 1,20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4067879

몇몇 장면들은 참 마음을 흔들었는데, 순례길에 가져가는 장비들이 사실은 죽음을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들이더군요. 순례 중 죽으면 단장은 묘비, 삿갓은 무덤 위에 두게 되고, 순례 중 입는 옷은 소복입니다. 이 순례길은 죽음 자체를 목표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무엇 때문에? 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참 복잡해지더군요. 다른 장면으로는, 어린 나이에 죽은 아들을 공양하기 위해서 순례 중이다, 말하던 젊은 부부의 장면이었어요. 그렇게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던데, 마음 속에 무엇을 품고 살아갈까, 울컥하더군요.

어쨌든 목표를 좀 세워볼까합니다.
우선 서울둘레길을 다 걷고
그 다음은 제주올레길을 걸어야겠죠.
여기까지 끝나고 나면 몇 년 후가 되겠군요.

오십이 되면 싼티아고 순례길을 가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루트를 따라 걸어야겠죠. 산티아고는 자신에 대한 물음을 가진 사람들이 가야할 곳이라니, 오십이 되어도 종교가 없을 가능성 높은 제게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육십이 되면 오헨로를 걸어야겠습니다. 그때 쯤에는 삶과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질테니까요. 1,400km를 다 걸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걸을 수 있다면 뭔가 조금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께 가실 분 있을까요? 함께 갈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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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함께 걷는 건 부부가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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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탈님의 글을 보고 저도 좀 장기적인 계획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눈 앞의 계획부터 만들고 지키는 것이 시급하긴 하지만^^ 그래도 긴 관점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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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을 동반한 대사성질환~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지 말입니다.

    걸어야 합니다. 호모 아니 오스트랄로 할부지 때부터 그래왔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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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날이 좀 풀리면 체력보충부터 해야겠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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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미 50을 넘긴…ㅎㄷㄷ
    오헨로밖에…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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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산티아고 순례길은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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