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그리고 라이카


내 사진인생에 필름 따위를 쓸 일은 없을거라 단정했다.
하물며 라이카라니..

디지털로 즐기는 사진 생활에 전혀 부족함을 몰랐다.
RAW로 찍고 리터칭 양념 조금치면 컬러면 컬러, 흑백이면 흑백 입맛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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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5D mark II,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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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5D mark II, 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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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5D mark II,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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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경산

 

 

 

 

그런데도 뭔가 갈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영혼 없는 껍데기만 찍고 있는 느낌이랄까?
디지털의 편리함은 어느덧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다가왔고, 뭔가 겉으로 보이는 것 너머의 무엇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그게 바로 필름이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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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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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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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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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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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포항

 

 

 

 

사실 주변엔 여전히 필름으로 사진하는 지인들이 많았다.
그들은 내게 끊임없이 필름을 해보라 라이카를 사보라 뽐뿌 아닌 뽐뿌를 했지만 처음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만의 필름부심 혹은 죽어도 같이 죽자는 뭐 그런 치기 어린 장난 이상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그런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한 귀로 흘렸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들이 내 사진에 돌파구가 필요했던 순간 저절로 떠올라 어느덧 이정표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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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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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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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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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film X-T1,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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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5D mark II, 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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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5D mark II, 월포

 

 

 

라이카! 과연 사는게 맞는가?
하물며 그간 직접 라이카를 만져본 적도 없었다.

라이카 뽐뿌를 주었던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포항에 서식(?)하고 있는 라이카 유저 몇 분을 소개시켜주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사정을 이야기한 후 바디 좀 만져볼 기회를 부탁드렸고 6월 초 평범한 저녁시간 한적한 카페에서 세 분을 만났다.
그들이 들고 나온 M3, M6 그리고 M7
테이블 위 위풍당당하게 놓여있던 견고한 바디들과 같이 자신감 넘치던 유저들은 바로 피요피요님과 민뿡님 그리고 드리머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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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tesy of PIYOPIYO

 

 

이들과의 만남 이후는 마치 이 날을 기다려왔다는 듯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갖고 있던 묵직한 풀프레임 DSLR와 렌즈 몇 개를 장터로 보내고 m6 non-ttl 버전과 uc-hexanon 35mm f/2를 구했다.

모든 것이 순식간이었다.
마음의 갈증 그리고 문득 떠오른 라이카, 운명처럼 만난 사람들..
정신차려보니 나는 어느덧 라이카 유저가 되어 있었다.

석 달 동안 코닥 400TX를 11롤 촬영했고 그 중 10롤은 자가현상했다. 촬영-현상-스캔이 어느정도 루틴으로 잡혀가고 있다.

짧게나마 사용해 본 소감은 라이카+35mm 조합은 확실히 거리사진에 적합한 카메라라는 점이다.
좀 더 명확히 하자면 RF카메라+35mm렌즈가 되겠으나, 사진 취미가 도구로서 기계에 대한 애착과 손맛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좀 더 아름답고 손에 감기는 것이라면 아무래도 촬영에 동반할 계제가 클 것이다. 라이카는 그런 점에서 자주 만지고 촬영하고픈 카메라이다.

기능적으로 레인지파인더 특성상 동급 35mm DSLR 시스템에 비하여 렌즈가 경박단소하고 (특히 내 UC헥사논의 경우는 더욱) 셔터소음이 거의 없으니 적막한 도서관에서 촬영해도 주변의 주목을 끌지 않는다. ISO 400 필름을 이용할 경우엔 흐린 날에도 조리개 값 8 이상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과초점 거리(hyperfocal distance)를 이용한 빠른 스냅촬영이 가능하다. 깊은 심도를 활용한 거리스냅에서 과초점 거리를 이용한 촬영은 단언컨데 최신 DSLR의 초고속 AF(Auto Focus)보다 빠르다. 더불어 컴팩트한 바디와 렌즈는 군중 속에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촬영을 가능케 한다. 이는 우람한 어깨와 큰 코를 자랑하는 디지털SLR에서는 확보되기 어려운 장점일 것이다.

라이카로 찍으면 내 사진도 HCB, 로버트 카파와 같은 매그넘포토 급 사진이 될 것 같지만, 한번만 생각해보면 이는 어불성설임이 분명하다. 도구는 도구일 뿐, 누구의 손에 쥐어지느냐의 차이가 바로 결과의 차이일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도구에 불과하다곤 하나 좀 더 손이 가는 그리고 애착이 생기는 도구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한번이라도 더 들고나가 셔터를 누르게 되는 카메라에서 좋은 사진이 탄생할 확률은 높아지는 법이다.

아직 라이카로 좋은 사진을 이야기하기엔 분명 이르다. 그러나 형태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사용의 편의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필름, 그리고 라이카 좀 더 즐겨보고 싶다. 무지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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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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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양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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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양동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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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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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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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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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형산강(+2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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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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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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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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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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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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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구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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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구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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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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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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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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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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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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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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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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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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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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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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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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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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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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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형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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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형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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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형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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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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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M6,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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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첫 포스팅 환영합니다.
    멋진 사진과 글입니다.

    자주 뵙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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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첫 포스팅부터 너무 좋습니다. 디지털이냐 필름이냐가 사진에서 중요한 것이겠냐만 필름이 확실히 재미있지요. 앞으로의 글들도 기대해봅니다. 잘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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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을 담는다는 행위에는 변화가 없을테지만 디지털만 주구장창 쓰다 필름 넘어와 보니 필름 사용하면 사진찍는 행위에 더욱 집중하고 신중해지는 것은 분명한듯 합니다. 저같은 영세한 취미자의 경우엔 더욱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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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첫 포스팅 축하드립니다.
    주아비님 사진을 보면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 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릅니다.
    그럼에도 어떤 붓을 들었느냐에 따라 더 잘 표현되는 영역은 분명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을 잘 만난 ‘M6 와 UC-hexanon’ 라는 붓이 능력 발휘를 제대로 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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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끕에 글 쓸수 있게 열어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좋은 사진만 골라서 올리는 터라 주신 과찬에도 몸 둘바를 모르겠고요. 그래도 말씀하신바와 같이 도구에 따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함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제삿상 지방 쓰는데 붓펜만한게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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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워낙 사진 좋던 분이 재대로 된 장비를 만나니 날개를 단 격이 되는군요. 스냅 사진가 맞습니다.
    첫 포스팅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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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좋은 글 사진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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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좋은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주아비님께 카메라의 종류는 전혀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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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사진들이 다 좋습니다. 딱히 디지털과 필름의 구분이 무의미해 보이네요.
    첫 포스팅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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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다시 봐도 참 좋습니다.
    디지탈이든 필름이든 상관없이 휼륭한 사진을 만드실 분입니다.
    역시 퐝은 무서운 도시입니다.
    퐝분들은 사진만 찍었다 하면 전부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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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다시 봐도 참 좋습니다. (2)

    (저는 그냥 무거버도 갖고 있던 디에쎄랄써야 할까 봐요.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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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사진 한 장 한 장 감사히 보았습니다.
    역시 좋네요.
    첫 포스팅도 축하드리구요.

    글고 철퍼덕은 dslr보다는 핫셀 추천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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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한번에 보기에 아까울 정도로 멋진 작업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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