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남쪽… prologue


벌써 꼬박 8년전 일입니다. 홀린 듯 다녀온 운남 이바구를 늘어 놓으려 합니다. 여기에 옮겨지는 글타래는 여행 다녀온 후 일기처럼 끄적거려 두었던 것을 다시 옮기는 것입니다. 꽤 오래전 써 두었던 글이니 거칠기도 하고 허벅하기도 하겠습니다만 봐 주는이 없는 일기장에 있기 보다는 옮겨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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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28 / 인천공항]

서방은 애지중지하던 카메라 팔아서 여비 마련하고 아내는 잘 다니던 직장까지 때려치우며 따라 붙었다.

마흔에 배낭하나 달랑 짊어지고 계획 없이 떠난 여행!

떠나지면 떠나는 것이고
떠나지지 않으면 떠나지 않으면 족하였다.

생활비 한 푼이 빠듯한 형편에 여행보따리 꾸리는 서방이 밉게 보였음직도 한데 아내는 여행을 목전에 두고 불쑥 따라나서겠다고 했다. 다니던 직장도 정리 해야 하고 아이들도 어른께 맡겨야 했지만 아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선택과 집중의 힘을 보여주었다.
아내는 분명 나보다 용감했다.

여행 중에도 아내는
나보다 더 즐겼고
나보다 더 느꼈으며
나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팍팍하고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을 것만 같던 절박함이었지만 여행은 생각했던 만큼의 산소통은 아니었다. 벗어두고 가려했던 현실들이 질기게 따라 붙었다.

버티면 버텨지는 것이 아니라
버텨지면 버티는 것이다.

그러나 버텨지건 말건 버텨내야하는 것이 현실이었으며
이것이 나를 괴롭히던 숙주임을 알았을 때 한없이 슬펐다.
그에게 위로가 필요했다.
이번 여행은 그런 것이었다.

그에게 주는 작은 위로 같은 것.

* 이 글이 열릴때 저는 다시 운남에 있을 것입니다.

카테고리:Drifting, Essay태그:, , , , , ,

1개의 댓글

  1. 요즈음처럼 통신망이 발달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일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발리 바닷가에 누워서 이메일로 업무처리나 하고 있어야 하는거죠.

    잘 다녀오시고, 그래도 소식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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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선택과 집중~!

    갑자기 힘이 불끈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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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역시나!!
    글도 좋지만 저런 사진 함 찍어보고 싶네요, 아님 찍혀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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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즐거워 보이는 형수님 사진 너무 좋네요.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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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다녀 오신건가요? 아님…. 가신건가요?
    [2009. 1. 28 / 인천공항]으로 되어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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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8년전 무작정 용감무쌍 여행기.. 무척 궁금해지네요. ^^
    구름의 남쪽 이야기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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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강렬한 프롤로그입니다. 목적한 바를 잘 이루시고 돌아오셔서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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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부부는 닯는다더니… 형수님 얼굴에서 형님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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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버틴다는 게 참 서글프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버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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