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사람이 있습니다 – 교동도


“호기심이 강하면 명이 짧다”
제가 평소에 자주 하는 말입니다. 모험 정신이 강할수록 그만큼 몸이 피곤 해지는 건데 ,
제가 스스로 그게 더 맞는거 같단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마음속에 고향이 된곳이 있습니다.
바로 교동도 입니다
계기는 신문에 나온 하나의 기사 였습니다.
아직도 때묻지 않은 그런곳 이런식의 기사가 올라온걸 우연히 보게 되죠
그 유명한 강경의 젓갈시장 , 군산 철길마을
그리고 이 교동도 라는 곳을 그렇게 기사로 보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때가 묻지 않은 참 오래되고 옛모습을 간직한 곳이라는걸.

신문기사로 본건 그렇게 잊혀지다가 학교 프로젝트를 진행 해야 할 시점이 되었을때
교수님께서 프로젝트 할거 3가지 제안서 내라고 해서
정말 그냥 3가지를 내라고 해서 마지막에 써낸게 바로 교동도 촬영 이였습니다.
그런데 1차 2차 제안은 다 퇴짜…그런데 교동도는 OK하시더라구요.
그렇게 교동도와 인연은 시작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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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는 지리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특성상 2000년에야 섬 주민이 아닌 외지인에게 공개된 섬입니다.
덕분에 ‘당시 제가 봤던 신문기사에서는’ 매우 때묻지 않고 순수하고 예전의 모습을 간직한 섬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2007년부터 교동도로 가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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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갔을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 분명 섬내에 마을버스가 다닌다고 했는데 마을버스는 오질 않고 섬 주민들께서는 아주 당연한듯 봉고트럭 뒤에 올라타서 그대로 섬내로 들어가시고, 결국 저도 섬주민분의 도움으로 봉고차안에 같이 합승해서 대룡리까지 갔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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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를 열댓번 다니다 보니 그냥 선착장에서 하루에 4번 다니는 마을버스를 기다리는것 보단
그냥 1시간 반정도 걸어서 대룡리까지 걷는게 더 편하더라구요. 동네 구경도 하고 산책도 하고 뚜벅이 여행이라는게 뚜벅이만의 장점이 분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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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랬지만 대부분 외지인들은 이곳 대룡시장 안쪽만 훑어보고 갑니다.
오래된 옛모습의 시장길에 호기심이 가지만 크기가 워낙 작아서 30분만 걸어 다니다 보면 금방 질려버립니다.
저같이 성격 급한 사람은 더 분통을 터트릴수 있을 정도로 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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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를 느끼는 방법중에 하나가 대룡시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입니다.
대룡리를 벗어나면 호젓하게 정말 도시 사람이라도 미디어로 상상속에서나 접했을 고향의 모습을 만날수 있습니다.
촬영된 시점이 대부분 겨울이라 따듯한 느낌이 없는게 참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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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대룡시장에서 교동면사무소를 지나면 나오는 길 초입에 있는 나무 입니다.
처음 이곳에 발을 디뎠던 2007년 3월을 기억 합니다.
강제 1박2일을 하게 되어 교동도 여인숙에 홀로 있다가 오밤 중에 촬영 이라도 하자 해서 라이트 하나 들고 어두운 밤길을 걸었는데 빛 도 하나 없는 그곳에서 라이트페인팅 하겠다고 비췄는데 이 나무가 있더 군요. 그때의 느낌은 딱 영화 컨저링의 포스터 사진속 나무를 만난거 같은 음산함?
너무 조용 하고 어둡고 그속 에서 내가 비추는 불빛 으로만 비춰 지는 이 나무 소름 돋는 모습의 형상 ,
그 형상이 저에게 준 느낌을 아직도 피부가 기억 합니다.
대낮에 봐도 여전히 을씨년 스럽구요. 황병기님의 미궁을 틀어 주면 아주 어울리는 느낌 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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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가 있는 대룡시장을 지나 이렇게 주변을 둘러보면 날것을 보게되어 좋습니다.
아니 좋다기 보단 새롭습니다.
물론 그 기억이 밝은 파스텔톤이 아니라 무겁고 어두운 BW프린트 지만요.

그래도 제가 이 교동도를 다시 가게 된다면 이유는 딱 하나 때문 입니다.
바로 사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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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국의 계단 기억하시나요?
주인공 아이가 구두를 잃어버려서 마라톤을 해서 꼭 3등해서 구두 받을려고 했다가
1등이 되어 엉엉 울던 그 순수한 모습
교동도의 아이들은 카메라를 두려워 하지도 피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멋지게 포즈를 잡아주죠
처음 교동도를 가서 정말 얼레벌레 뭘 담아야 할지도 어떻게 촬영을 해야 할지도 모를때 카메라를 쥐고 있다는것만 보고 다가와서 사진 찍어 달라 말하던 순수한 아이들, 자기들끼리 카메라 앞에서 포즈 잡고 하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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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 최고의 모델
처음 봤을때도 알아서 귀여운 미소 보내주던 이아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지금쯤 대학생 정도 되었겠죠?

저랑 같이 갔었던 지인이 교동도 아이들을 보고 가장 놀란 부분이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 한다는거죠.
물론 저도 처음엔 매우 놀라웠다가 어느 순간 그냥 그걸 당연하게 생각도 하고 같이 그냥 인사 해주고 했는데 도시에서 살던 그분은 단지 나이 많은 형이라고 (사실 거의 아빠뻘?) 지나가던 아이들이
“안녕하세요” 하고 꾸벅 인사 해주는 모습이 매우 놀라웠나 봅니다.

교동도를 정의하는 키워드가 무엇이 있을까요?
히치하이킹? 아마 대한민국에서 히치하이킹이 되는 거의 유일한 동네 같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차로 교동도로 여행했을때 교동도에 계신 모녀 두분을 차로 태워서 선착장에 태워다 드린 기억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제가 외지인이라는걸 알고 저한테 물으시더군요.
‘여기 주민도 아닌데 왜 저희를 태워주세요?’
그래서 얘기 드렸죠.
‘저도 교동도에 차없이 왔을때 참 많이 히치하이킹 해봤다고,(거의 대부분 입니다)
어떤 아저씨는 저희가 차를 잡은곳이 바로 집앞이셨는데도 굳이 차몰고 왕복 20분 거리의 선착장까지 태워주셨다고’

마지막으로 갔을때 그곳도 둘레길이니 뭐니 이제 세속적인 모습이 점점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곳엔 좋은 사람들이 아직도 있을것입니다.
그래서 늘 그리운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교동도는 사람이 가장 좋은 곳입니다.

– All photo by DasFoto –
Pentax 645 & Pentax67-2

(주) 마지막으로 가본게 2013년 가을이니 벌써 3년도 훨씬 전이네요.
그 이후에 결국 교동대교도 개통 되었고, 지금은 검색 해 보면 많이 변했습니다.
그래도 사람은 안변했을거라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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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교동도는 무릉도원이나 샹그릴라를 접하는 느낌이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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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무서워서 인사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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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분단 상황이라는 비정상적 상황이 교동도를 특수하게 만들었지요. 바쁜 와중에도 스작가님이 교동도 프로젝트를 이어나가 준다면 참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소중한 기록입니다. 감사히 잘 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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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런 작업이 가능한 시간과 열정, 모두 부럽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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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항상 그리운 곳이에요. 대룡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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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이젠 좀 많이 변했어요.
    아쉽죠.
    예전의 교동도 기억을 되살려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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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다들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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