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6


20120413-l1002133

마닐라(Manila)에서 스트립 바가 가장 많은 피불고스(P Burgos)거리는, 과거 미군 주둔군을 위해 생겨난 곳입니다. (자기들은 스트립 바라고 주장하지만, 수영복 차림의 아가씨들이 단체 에어로빅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사실 스트립이 아니죠.)

작은 호텔들이 많이 있고, 대부분의 호텔 1층에는 거리를 향한 작은 테라스가 있습니다. 테라스에는 외국인들 – 관광객보다는 주로 주재원들 – 이 넘쳐나는데, 제가 머물던 호텔도 그 거리에 있었습니다. 테라스에 혼자 앉아있으면 거리의 아가씨들이 다가와서 묻곤 했습니다.

“앉아도 될까요?”

무료한 시간을 잠시 공유하는건 좋은 일이겠죠.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가 아가씨가 묻습니다.

“술 한잔 사줄래요?”

술 한잔을 살 수 있고, 그럼 아가씨와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필리핀의 아가씨들은 매력적으로 웃고, 재미있는 얘기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가 아가씨가 다시 묻죠.

“술 한잔 더 사줄래요. 아니면, 당신의 숙소로 갈까요?”

그 다음은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아가씨들은 결코 강요하거나 뭔가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술을 사고 싶지 않다거나, 숙소는 나만의 공간이라고 얘기하면 미련없이 떠나곤 했습니다. 예의 매력적인 웃음을 보여주면서요.

문득, 그 곳의 공기와 아가씨들이 생각났습니다. 매일 마주치다보니 눈인사를 하거나, 서로의 하루를 묻게 된 아가씨들도 있었습니다. 몇 번인가 얘기를 나눴던 아가씨는 필리핀을 떠나오던 날, 잘 돌아가라며 행운의 키스를 해줬습니다.

피불고스와 그곳의 아가씨들에게도 행운이 있었기를,
또 앞으로도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카테고리:Drifting, Essay태그:, , , , , , ,

1개의 댓글

  1. 당연히 숙소로…아, 아닙니다!!!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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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방콕도 그러던데… 그나저나 지명땜누에 파불고기.. 생각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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