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또 하나의 기억 : 밤골, 2017


밤골, 2015 (by ‘quanj)

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밤골, 2016 (by ‘소자’)

그리고
밤골 : 사라진 또 하나의 기억, 2017

M10P9079

M10P9080

밤골의 일부는 먼지가 되어 나의 코를 통해, 안으로 들어오더니 나의 폐를 콕콕 꼬집는 듯 했다.
밤골은 변해 있었고, 1년전 남아있던 사람의 온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렇게 또 하나의 기억이 사라져간다.

M10P8928

M10P8937

먼지가 되어가고 있는 밤골을 피울님과 함께 거닐었다.

M10P8936

M10P8929

M10P8940

M10P8957

M10P8960

M10P8967

M10P8976

M10P9039

일요일이라는 정지된 시간의 틈이다.
나는 시간의 틈을 통해 멈춰 있는 공간을 홀깃 훑어보았던 작은 관찰자였다.

M10P9033

M10P9021

M10P9023

가고싶었던 길은, 가야했던 길은, 누군가는 날마다 걸었을 길은 더 이상 길이 아니었다.

M10P9019

M10P9003

M10P9005

나는 밤골과 어떤 추억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밤골을 추억하는 누군가가 이 장면들을 본다면 가슴이 아플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M10P8995

M10P8991

M10P8969

M10P8963

M10P9030

M10P9032

M10P8978

“콸, 이런 곳에서 살아본 적 있어요?”
“난 살아본 적이 있어요. 술취한 아버지, 봉다리쌀 사들고 오던 길, 연탄 갈던 일… 그런데, 그게 나쁜 기억이 아니거든…”
“생명체에게는 두가지 숙명이 있어요. 하나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 또 하나는 산것을 죽여야 먹고 살 수 있다는 것, 어떤 제례를 살펴봐도 이 두가지 숙명은 피할 수가 없는 거에요.”
“옛날에는 이런 동네에서, 동네에서 아를 키워줬거든, 같이 키웠지… 지금은 젊은 사람들 다 따로따로 아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까… 그런, 동네가 없어진거야…”

피울(정수일/대구)

 

M10P9044

M10P9052

마르고, 쓰러지고, 다시 피어난다.
나는, 우리는 그 중 어느 길 모퉁이에 서 있는 것일까…

동네가 없어졌다.
2017년 3월 12일, 사라진 또 하나의 기억 : 밤골

 

카테고리:Essay태그:, , , , , , , ,

1개의 댓글

  1. 가파른 경사와 좁은 골목이 휘감아도는 동네에 살아본 적은 없지만 어릴적 외가집이 그런 주택가에 있었습니다. 정원에는 석류나무와 포도나무가 있었고 마당 한켠 수돗가의 계량기 뚜껑을 들어서 구경하며 놀았던 그 외가집은 제가 채 카메라를 들기 전에 재개발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재개발 직전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보상금에다 외삼촌이 보탠 돈으로 구입한 작은 신축빌라에서 외할머니는 혼자 사셨습니다. 그곳에서는 당연히 더이상 외가집의 추억이 쌓일 수가 없었죠. 밤골 마을에 추억이 많았던 사람들은 이제 그렇게 가슴속에 밤골을 담고 살아가겠지요. 낡고 허름했을지언정 추억하고 싶을 때 막상 흔적마저 찾을 수 없게 되어버린다는 것은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과 사진 잘 감상했습니다.

    좋아요

    • 저도 피요님 덕에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아주 어린 시절 증조할머님께서 인천의 만수동이라는 곳에 고가옥에서 살고 계셨어요. 뒤란에는 우물도 있고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은 콘크리트로 덮히고 공장이 들어서 있네요. 추억은 말그대로 머리속으로만 상기할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밤골도 그렇겠죠?

      좋아요

  2. 저도 아픕니다. 그렇게 튼튼해 보이던 … 제 머리 속에 기억되어 있던 집의 대문 기둥도 저렇게 처참하게 쓰러져 나가는 거구나 하면서 … 아픕니다.

    좋아요

  3. 누군가의 고향이고 누군가의 삶의 추억인 자리가 사라져 버린다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인 것 같습니다. 기록은 기쁨과 함께 아픔도 함께 담기는 것 같구요.

    좋아요

  4. 중간의 인터뷰.
    바로 옆에서 듣는 느낌이네요. ㅎ
    흔히들 끝남은 새로움의 시작이라고들 말하지만
    분명 잡아야 할 기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아요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