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필름을 사용 하는 이유


https://www.format.com/magazine/features/photography/film-photography-is-horrible

얼마전 SNS에서 본 필름을 사용 하기 싫은 이유 라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프로 사진가로써 고충이 느껴지고 공감할수 있는 상황과 내용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멋진 글에 반박을 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최근 들어 필름 카메라만 5대를 구입 하면서 취미의 영역이긴 하지만 그래도 왜 나는 상업사진을 하면서
필름 카메라를 쓰는가.왜 나는 필름을 사용하는가 라는 얘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적인 경험과 생각입니다.

필름으로 담는 사진이 왜 끔찍한지는 위의 링크를 자세히 읽으시면 공감이 가실거 같구요
저는 필름을 쓰는 이유를 4가지 정도라 생각 합니다.
1.흑백사진
2.장노출
3.다중노출
4.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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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사진을 배웠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 필름값은 정말 비쌉니다.
처음 제가 카메라를 가지고 놀았을때 사진이라는 취미의 영역은 돈많은 부자들의 취미라고 했는데
마치 그때로 돌아간게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정도로 말이죠.
아직까진 기술이 부족해서 디지털 파일을 멋진 흑백사진으로 변환 하는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 기준에서)
그리고 흑백필름으로 담은 사진과 디지털로 변환한 사진의 차이가 있다고 느끼구요.
그러니 비싼 카메라 만드는 핫셀이나 페이즈원이나 그리고 라이카에서조차 디지털백이나
디지털 카메라 지만 흑백만 지원하는 카메라를 아예 따로 만들까요?
빛에 반응이니 색의 변환이니 이런걸 논하고 싶은게 아니라 흑백 필름으로 다양한 약품과
현상기법으로 달라질수 있는 그 무한한 확장성과 다양성이
아직도 저를 흑백사진을 담게 하는 큰 이유라 생각 합니다.

흑백전용 디지털백이나 라이카의 모노크롬 같은 장비에 비하면 그래도 아직까진 흑백필름을 쓰는게
더 싸게 먹힌다고 생각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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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노출의 경우 디지털이라고 안될게 뭐냐?
안될거야 없죠. 다만 편의성의 차이라고 봅니다.
물론 노출의 측면에서 필름을 날리면 어쩌냐? 라고 반문이 들어오겠지만…장노출이라는 특성상
상반칙불궤 라는 사진이론을 조금만 대입하시면 오히려 편해집니다.
그리고 극한 상황이나 단순히 몇초가 아닌 수분 수시간의 작업에서 기계식카메라와 필름으로  작업이
디지털로 하는것보단 안정성 측면에서 훨씬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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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요즘은 잘 안쓰지만 다중노출의 경우 아직까진 필름으로 구현하는 방식이 더 깔끔합니다.
다중노출을 하는 순간 이미 정석적인 눈으로 보는 이미지의구현은 사라지고 변칙적이며 한 필름에
두가지 장면이 노광이 되면서 생기는 그 특수한 경우의 수를 노리는 요행성(?) 작업이 되기에
디지털로 하는 레이어 합치는 식의 다중노출은 아직까지 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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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3번째 이유
바로 필름그레인입니다.
요즘은 디지털 바디들이 워낙 고감도에서 깔끔하게 나오니까 이해가 안되시는 부분이라 생각도 들지만
필름은 100짜리 200짜리 400짜리 감도가 올라가면서 입자감도 거칠어 지고 차이가 커집니다
거기에 같은 필름도 현상 방법에 따라 차이가 생기고
또 같은 필름이라도 판형에 따라 스캔방법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런데 이 그레인은 디지털에서 흔히 볼수 있는 노이즈의 개념과는 좀 다르고 실제 모습도 다릅니다.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의 차이랄까요?
오죽하면 요즘은 제가 사용하는 캡쳐원프로나 라이트룸 포토샵등 디지털을 위한 프로그램에
필름그레인 효과를 넣고 VSCO같은 효과를 넣어서 아날로그적인 필름느낌을 구현할려고 할까요?
아직까진 툴을 다루는 사람의 차이가 있겠지만 필름 느낌은 필름이 가장 정확하게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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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날 우려먹는 이사진
참고로 이사진은 Sinar P2 에 RDP 100 4×5시트필름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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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후 가상드럼 방식으로 스캔을 돌렸습니다.왠만한 디지털 촬영 데이터만큼 깨끗하죠?
어떻게 표현할것이고 어떻게 만들건가? 그건 전적으로 사진가가 결정 하고 책임질 문제죠

그럼 논점을 조금만 바꿔서 생각해보죠
이전에 필름을 사용하면 바로 확인이 안된다는 아주 큰 단점아닌 단점이 있었습니다.
필름만 사용할땐 당연시 되던게 디지털이 생기니 단점이 된거죠
그런데 디지털이 나온후 일반인도 쓸만큼 가격이 낮아지니
디지털로 사진을 담는 분들의 공통적인 패턴이 보이더군요.
촬영을 하고 바로 LCD확인 그리고 마음에 안들면 삭제

지금은 메모리 가격도 싸고 워낙 고용량이라 요즘도 그럴까 싶긴 하지만,
10년전만 하더라도 참 많이 보던 풍경중에 하나 였습니다.
사진은 천분의 일초 1초를 100분의1로 쪼게는 찰나의 순간을 담는 매우 예민한 작업이지만,
반대로 촬영 할때 조급 하면 안됩니다.

촬영을 하고 현상소에 맡기고 2시간의 기다림 끝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라이트박스 위에
필름을 올리고 루빼로 들여다 보고 사진이 잘 나왔는지를 기다려본 사람은
그래도 사진에 대한 진지한 마음과 인내를 배울수 있지 않을까요?

처음부터 디지털로 쉽게 하는거 보단 그래도 사진을 진지하게 대하고자 한다면
제가 16년전에 학교에서 무조건 수동카메라에 흑백필름 끼워서 촬영하라고 했던
교수님들의 방법이 올드스쿨 교육법이 아닌 어찌보면 정석이니까
그렇게 가르쳐주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방법에서 제가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건
업무의 영역이 아닌 그래도 배워가는 과정 그리고 취미라면 실패를 느껴보는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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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모니터에서 이정도 흔들림 이면 확대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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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가 확 나갔죠? 촬영 당시에는 바로 확인이 안되죠. 그렇다고 한정적인 필름 막 찍을수도 없구요
이걸 나중에 보고 촬영자가 ‘에이 망쳤네’ 라고 그냥 넘겨버릴수도 있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으로
놓쳐버린 이장면 이 사진 이 필름이 아깝고 아쉽다라고 생각한다면 그래도 그만큼 작게나마 발전을
이룬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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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이런 사진을 보면 12년전 기싸움에서 밀려버린 아주 어리고 미숙한 학생 한명이 보일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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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사진은 복구도 안되죠 . 요즘에야 워낙 VR이니 IS니 OS니 온갖 스태빌라이저가 달린 렌즈에
바디에서도 흔들림 지원을 하고 초고감도를 마구마구 사용해서 흔들림이 생기는게 더 어색한 시대죠
하지만 취미라도 내가 뭔가 하고 싶을때 그래도 이렇게 실패해보면 DSLR을 사용하더라도 조금 어두울때 감도를 확 올리기 보단 낮은 셔터에도 숨을 참으며 호흡을 가다듬는 본인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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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디지털 파일의 불안정성도 참 무시 못합니다.
물론 필름이라고 매우 안정적인것도 아닙니다.
현상소에서 뭔짓을 할지도 모르고, 감기지도 않은 카메라 뚜껑을 열수도 있구요
위험요소는 언제든 많습니다.
그래도 일단 제대로 현상이라도 되어서 건조된 필름으로 나오면
재빨리 스캔을 해서 놔두면 참 안정적인 데이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장황하게 글을 썼지만, 그리고 최근 무차별적 필름 카메라 구입이 어느 정도 제가 하는
업무적인 영역에서 필름작업도 시도하기 위함이지만,
처음 링크에 글을 작성한 Benjamin Kanarek 이라는 분의 말처럼
일할때는 그냥 디지털이 제일 편하긴 합니다.
하지만 뭐든 인과관계가 있죠?
이렇게 제가 디지털 장비를 처음보다 익숙하게 그리고 편리하게 사용하게 된 계기는
분명 필름을 먼저 접했던 부분도 있을것입니다.

하다 못해 필름을 스캔하고 고해상도로 스캔된 필름에서 보이는 엄청난 양의 먼지를 보면서
좌절하지 않고 한땀한땀 먼지를 지우고 함으로써
이제는 일할때 수많은 양의 미역도 쉽게 지우게 되지 않았을까요?

All Photo By DasF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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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그렇고 보니~ 어떤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필름이 싸긴 하네요. ^^;

    (필름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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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학창시절 필름으로 입문하고 지금도 필름을 고집하고 있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흑백필름으로 담은 인도사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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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맞아요. 그 흑백이 디지탈에선 많이 달라요. 그래서 흑백필름으로 담은 우리 아이 사진이 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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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느낌 좋습니다.
    공감글도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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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좋은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다행인 것은 디지털 기술이 어느정도 안정화되고 대세가 되면서 더이상 소모적인 디지털과 필름간의 논쟁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더이상 디지털도 필름도 서로에 대한 우위를 얘기할 필요없이 특성과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되는 단계에 이르렀으니까요. 말씀하신 네 가지 이유에 하나를 추가한다면 역시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노는게 훨씬 재미있다는 점이죠 ㅎ

    Liked by 1명

  6. 표현방법은 의도에 따라 맞추면 되는 것이겠죠. 필름이나 디지털이나 사진들 너무 좋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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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좋은 글 사진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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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필름이라는 제한된 환경이 호기심과 새로운 가능성을 품게 만드는 지도 모르겠네요. 해서 디지털이 득세할 수록 필름 만의 영역은 더욱 곤고해지리라 생각됩니다 ‘기 싸움에 밀린 학생..’, 사진에 숨은 이야기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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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작가님!!!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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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상황에 맞게 즐기면 되는 거에요.
    좋은 글, 사진.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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