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on 28mm LTM 1:2.8 Serenar (1957)


Canon 28mm LTM 1:2.8 Serenar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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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각의 렌즈는 28mm 이다. 주력으로 사용하는 현행 즈미크론이 매우 만족스럽지만 좀더 작은 렌즈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그렇다고 엘마릿을 추가할 생각은 들지 않아서, 결국 최종 후보군은 올드렌즈 성향의 렌즈들이었다. ricoh 의 GR 28mm f2.8 라든가, MS Optics Apoqualia-G 28mm f2 라든가, minolta 의 G-rokkor 28mm f3.5 라든가, Leica 2.8cm summaron 등이다. 그러던 차에 이태영님께서 한가지 생소한 렌즈의 이름을 소개해 주셨다. 캐논 세레나… 세레나, 세레나가 뭐지? 간식같은 렌즈라고 추천을 해주셨었는데, 매우 적절한 표현이었다. 주식으로 하자면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간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도 푸짐한 음식, 그런 렌즈, 캐논 28mm LTM 1:2.8 이다. 대화가 오간 후 3달 남짓이 지나서야 나는 이베희 여사의 문을 두드렸고, 이 렌즈는 일본에서 정확히 이틀만에 우리집으로 날라왔다. 참, 빠른 세상에 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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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fications
Marketed June 1957
Original Price 33,000 yen
Lens Construction (group) 4
Lens Construction (element) 6
No. of Diaphragm Blades 6
Minimum Aperture 22
Closest Focusing Distance (m) 1
Maximum Magnification (x)
Filter Diameter (mm) 40
Maximum Diameter x Length (mm) 48 x 20
Weight (g)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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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일본정밀광학공업(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카메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RF 카메라 시스템 그리고 ‘Serenar’ 렌즈를 출시하였다.  ‘Serenar’ 는 달에 있는 바다 ‘Mare Serenitatis(Sea of Serenity)’ 에서 기원한 ‘Serene : clear, calm and tranquill (맑고 차분하고 평온한)’ 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철학이 되어 이제까지 캐논의 색이라고 회자되는 맑고 차분한 톤의 버팀목이 된 듯하다. (참고 : Canon Camera Museum, History Hall, 1937-1945)
그러나 아쉽게도 Serenar 라는 아름다운 이름은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Serenar 라는 브랜드 이름과 Precision Optical Industry Co., Ltd (정밀광학공업, 주) 이라는 회사 이름은 사람들에게 혼동을 주었기 때문에 1953년 사명을 Canon Camera Co., Inc 통합 개명하였고, Serenar 라는 이름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참고 : Canon Camera Museum, History Hall, 1946-1954)
그런 이유로 1953 이후에 제작된 렌즈에는  Serenar 라는 표기가 존재하지 않고, Canon Lens 라고만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녀석은 ‘세레나’ 라고 부르고 싶다. 그게 더 아름다운 이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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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mm 1:2.8 렌즈는 Itō Hiroshi 에 의해 디자인되었고 1957년 출시되었다. 짜이즈 토포곤의 대칭형 설계를 따르긴 하였으나, 그들의 독자적인 개선에 역점을 둔 디자인으로 보인다. Summaron 2.8cm 1:5.6 이 발표된지 2년이 지난 시점이다. 캐논은 더 작고 더 밝은 렌즈를 내놓음으로서 그들의 기술력을 세계에 인정받으려 했던 것 같다.
(topogon 과 가장 유사한 설계는 25mm f3.5 렌즈인데, 이 역시 렌즈 뒷면에 평면렌즈를 하나 더 추가한 점이 특이하다. 평면 렌즈를 제거하면 초점이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의 노력과 꿈은 어느정도 실현이 되는 듯 하였으나, 1954년 혜성과 같이 등장했던 Leica M3 의 여파로 인해 (실제 캐논의 역량을 총집중했던 획기적인 카메라 IV Sb2 출시 한달전에 넘사벽 M3가 출몰했으니 캐논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카메라 여느 브랜드들이 그러했듯이 결국 RF system 을 포기하고 SLR 로 젼력 이동을 하였으며, 캐논 S Lens 들은 1960년에 제작된 300mm f4, 400mm f4.5, 600mm f5.6 를 마지막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초기의 캐논 바디와 렌즈에 대한 추가적인 궁금점은 다음의 링크를 통해 해소하기를 추천한다.

Canon 39mm screw lenses :: Camera-Wiki
캐논 세레나 렌즈(캐논 M39/LTM 렌즈) / Canon SERENAR Lenses (‘S lenses’) :: 잉여인간 SurplusPerson
캐논 (렌즈 교환형) 거리계 연동식 카메라 / Canon RF Camera :: 잉여인간 SurplusP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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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담한 것은 렌즈뿐만 아니라 전용 필터에서도 드러난다. 내가 만져본 모든 류의 필터중 가장 얇고 아름다운 필터라고 자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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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렌즈의 장점은 부피가 매우 작다는 것이다. 조리개값이 2.8 인 렌즈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compact 하다. 전용 필터를 부착하여도 크기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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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이드나 마운트부의 만듦새도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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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점은 최대개방인 f2.8에서도 조리개의 육각형이 관찰된다는 점이다. 어떠한 조리개값에서도 육각형 보케를 만드는 것을 의도한 것이었을까? 정확한 의도는 알 길이 없다.
아무리 예찬을 하고 싶은들, 이 렌즈가 올드렌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조리개를 열면 멍청해지고, 조이면 똘똘해진다.
크립토나이트를 슈퍼맨의 손에 쥐어주면 초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리 없다. 올드렌즈에게 크립토나이트는 최대개방과 역광이다. 뭐, 이것이 불만이라면 그냥 현행렌즈를 사용하면 된다.

올드렌즈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조리개를 확실히 조여보자…
올드렌즈의 좋은 점은 독특한(주관적인) 표현력 외에,
찍을 때 기분을 좋게 해준다는 것이다. 좋은 기분은 일단 예쁜 생김새에서 나온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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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Leica M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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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Leica M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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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Leica 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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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다…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표현도 마음에 든다. 곱고, 그리고 맑다…

굳이 이런 올드렌즈의 민낯을 보고파 하는 사람들을 위해 100% crop sample 을 공개한다.
주광에서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찍었다. 나에게 삼각대를 들만한 성의는 없으니까… ==3==3

canon28mmLTM27canon28mmLTM28중앙부

canon28mmLTM29canon28mmLTM30주변부

요약하자면, 중앙부에서는 최대개방부터 샤프한 편이고, 올드렌즈답게 주변부에서 약한 면모를 보이는데, f8, f11 에서 가장 샤프한 결과를 보여주며, F16, F22 에서는 회절로 인한 화질저하가 목격된다. 최대개방 중앙부가 의심스럽다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중앙부 sample 한 번 더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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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28mmLTM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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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ple

with M10 (color)

with film (HP5+/Rodinal/LS50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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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은 모습은 분명히 있다. 내가 아내에게 반했던 것은 그녀가 지구 최강의 인성이나 미모를 갖추어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내 눈에 그러하였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그것은 그것이 처음 자리잡았던 시공간과 함께한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위치에 나에게로 와서 말을 건넨 꽃이 된 것이다.
세레나도 그러했다. 나의 기존 이상형과 동떨어진 아내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아름답게 보였던 것처럼, 어쩌면 나의 이상형이 원래 아내였다고 믿게 되었던 것처럼, 세레나도 그러하였다.
주체와 객체, 시간과 공간이 공명하는 순간들…
굳이 다른 것과 비교한다면, 자꾸 재어 본다면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럴 필요가 있겠는가.
나는 커피를 마시고 맛보는 것을 좋아하더라도 바리스타가 될 생각은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즐기면 그만이다.

참으로 마음에 들었던 이 렌즈는 이 렌즈를 더 잘 쓸 수 있는 벗에게 보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들으면 비웃을만한 이야기이지만, 나도 나름 미니멀리즘을 지향하고 싶다.
이것은 어차피 물건일 뿐이니까… 그리고 욕심이 생긴다고 모두 가져서는 안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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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그리움, Canon 28mm LTM 1:2.8 Serenar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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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며칠 뜸하다 했더니 … ㅎㅎㅎ
    세레나 품귀나겠어요.
    장터에 보이던데 금방 나가겠…^^

    Liked by 1명

  2. 제가 본 건 3.5였나요? 그저 그렇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겁나게 예쁘네요. 전용 필터라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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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야.. 멋진 사용기 감사합니다! 이 렌즈 어둑할 때 개방으로 찍으면 가운데만 밝게 구멍이 뻥 뚤려서 표현되는게 재밌더라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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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정말 이쁘네요.
    이베이에서 한참을 보다가 망설였는데
    거기로 갈 줄이야. ㅎㅎㅎ
    GR28 L마운트와 별 차이 없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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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무주공산의 치열한 올드 28미리 각축전에서 외모 하나로는 단연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거기에 밝은 개방값은 보너스구요. 감사드립니다. 여러가지로요. 🙂

    Liked by 1명

  6. 와 이쁘네요. 특히 엠포랑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붙박이로 생산된거라해도 믿을거 같아요.
    올드렌즈는 역시 필름이랑 착 달라붙습니다. 흑백 샘플들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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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한동안 정신줄 놓고 있다가 이제서야 F/U 중입니다.
    좋은 렌즈들이 그간 많이 오갔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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