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 Dog’s Eyes


사진의 장르 중에서 파인아트를 하는 분들이 놀라울때가 종종 있다.
도대체 뭘 했는지 이해조차 안되는 난해한 결과물을 만들고 예술이라 말하는 태도도 그렇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없는 바닥에서 뭔가 창조 해내는 그 작업 방식에 대해선 나처럼 뼈속까지
상업사진가는 감히 꿈도 못꿀 그런 작업들을 종종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학생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뭔가 내가 먼저 창조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운 작업중에 하나다.
그냥 Order에 의해서 요구사항을 맞춰주는 작업이 훨씬 쉽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어떤 작업을 시작하기전에 기존의 위대한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연구하고
이걸 어떻게 내 방식으로 체화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이 과정이 길고 진중할수록 추후에 작업은 한길로 올곧게 뻗을 확률이 더 높아질 것이고
이 처음 준비 과정을 짧게 대충 했을 경우 나의 경우 대부분 우왕좌왕 갈지자 행보를 보이곤 했다.

ERE1974017W00016/36Elliott Erwitt (American, b.1928) – Felix, Gladys & Rover, NY USA

Elliott Erwitt의 사진을 보면 길에서 담은 사진들이 참 많다 .
위에 작품도 그중 하나인데 이 사진을 보고 조금 다르게 전환을 해보기로 했다.
“시선을 아예 저 작은 강아지의 눈높이로 맞춰보는건 어떨까?”

그래서 해보기로 했다. 사진은 아무리 내 머릿속에서 굴리고 굴려봐야 답도 안나오는거
그냥 촬영하는게 가장 속편하다.

02

2006 Seoul
개님, 그것도 작은 개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앵글파인더라는 물건을 사고
쭈구려서 무릅까지고 멍드는것도 모르고 기어다니고 그랬다. 어떤 느낌인지 봐야 하니까

03

2006 Seoul
초반 몇일 작업을 하면서 느낀건
그냥 땅바닥에서 붙어 다니는거 말곤 달라진걸 모르겠다.
이미지 자체가 훌륭한것도 아니고 도대체 뭘 하는지 감도 못잡겠고
앞서 말한대로 초반 준비를 너무 성급하게 하면 꼭 이런 꼴을 겪고야 만다.

04

2006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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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Seoul
일단 예열을 위해 힘없고 약한 대상자를 상대로 연습을 해본다. 요즘 같았으면 절대 절대로
스스로에게 납득할수 없는 행동들.. 그냥 어린 학생때니까 라고 스스로 자기 방어를 해본다.
11년전엔 나도 카메라를 참 폭력적으로 사용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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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Seoul
본격적으로 사람이 많은곳을 가본다. 사람 많은 주말의 인사동
혼자 카메라 들고 바닥을 기면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1000% 변태로 몰리고 즉심 넘어갈거 같아
당시 여자친구에게 인사동 구경가자고 말도 안되는 감언이설로 데리고 와서
옆에서 사진찍는거 구경이나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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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Seoul

요즘 다시 이 작업을 혼자 하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분명히 인근 지구대에 시비가 붙어 있을 확률이 높을거다.
여전히 카메라를 폭력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공개한 사진은 이때 3달간 촬영했던 50롤 중에 5~6롤 분량이다. 1학기 내내 하나의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학기가 끝날때까지 담았는데 다시 봐도 참 별로인게 개의 시선외에는 도무지 공통적인
어떠한 시선이나 주제를 찾을수가 없다.
아니면 최소한 이미지라도 예쁜 달력사진이라도 만들던가…

사회고발로 가거나, 스냅으로 갔거나 뭔가 하나를 정해서 움직이지 못했던 부분은 지금 봐도 참 아쉽다. 이런 아쉬움 하나하나가 모여서 다른 작업으로 이어져서 꾸준했더라면…
분명 지금보단 더 나아진 내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감도 밀려온다.

11년전의 기억을 공개하는건 역시나 낯뜨겁고 부끄러운 일이다.

언제쯤 영감을 받기만 하지 않고 영감을 줄수 있는 사진가가 될것인가.
참 어려운 문제고 험난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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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피사체에 대한 존중 그리고 순수한 열정에 대한 해명~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작가
    험난하다고 하신 말씀~ 공감이 많이 갑니다.

    열정의 한 부분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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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진지한 생각의 끈을 엮어가는 글에 매우 공감합니다.
    꾸준한 사진작업을 한다는 게 매우 어렵고, 그에따른 자신만의 콘셉트를 정하여 사진을 하는데 있어서 많은 생각과 공부가 필요한데 쉽지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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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진정한 작가님이시군요!! ㄷ

    폭력적이라는 부분에 공감이 되며 반성이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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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작업에 대한 작가의 진지한 고민이 엿보여서 좋습니다.
    영화 넘버3에서 송강호의 “잠자는 개에게 결코 햇볕은 비추지 않아~” 하던 대사가 떠오르네요.
    카메라를 들고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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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좋은 사진은 이때 다 찍은 것인가요?
    새로움을 추구할 때 뭐가 나와도 나오나 봅니다.
    무척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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