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방울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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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函館)는 홋카이도(北海道) 남서부에 위치한 일본 최초의 개항지 중 하나입니다(다른 하나는 나가사키(長崎)입니다.) 1854년 개항과 함께 생겨난 외국인 거주지, 교회와 성당들, 창고군과 서양식 건물들이 있는 도시입니다. 홍콩, 나폴리와 함께 세계 3대 야경이라고도 불리는 하코다테야마(函館山)의 야경으로도 유명합니다.

동행과는 저녁에 만나 온천을 하기로 약속하고 각자 돌아보고 싶은 곳으로 향했습니다. 창고군으로 가기 위해 하코다테의 명물이라는 전차를 타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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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시기에 도입된 전차는 낡았지만 예쁘고 아담했습니다. 좁고 불편한 플랫폼에 사람들이 어정쩡하게 서있는 것을 신기하게 바라봤습니다. 이들은 개발논리라는게 아예 없나, 생각하다 출발하려는 전차에 후다닥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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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에서 내려 목적지인 창고군으로 향했습니다. 어느새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낡은 도시를 더욱 운치있게 만들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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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는 개항 당시 지어진 붉은 벽돌 건물들이 가득했습니다. 한쪽의 교회를 돌아보고, 이제는 기념관으로 운영 중인 건물로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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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근사한 외관과 달리, 내부에서는 질 떨어지는 중국산 기념품을 팔고 있었습니다. 난감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사방에 가득한 관광객들을 보며 납득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머나먼 홋카이도까지 와서 중국어를 듣고 있는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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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한구석에는 개항시기 하코다테와 외국을 연결하던 여객선들의 디오라마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꽤 정교하게 만들어진 모형들을 한참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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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의 창고로 이어지는 데크를 따라 걷다보니, 멀리 바다가 보였습니다. 답답하던 기분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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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다로 이어지는 빨간 벽돌 건물들을 바라보며 바닷가로 향했습니다. 창고들은 이제 기념품점과 상점가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오랜 시간의 흔적들마저 지워지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밤에 보면 좋겠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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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무늬 택시를 유쾌하게 들여다보다 하오다테야마 기슭의 교회군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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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건물들 사이를 걸어 언덕 위에 오르니, 먼 바다와 부두의 전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코다테라면 종종 소개되는 그 장면이었습니다. 날이 맑았으면 더 좋았겠다, 생각이 들었지만, 비오는 풍경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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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초의 러시아정교회와 혼간지 건물을 구경하고 나니 성당이 눈에 들어왔습니다어딘지 정동교회가 떠올라서 친근한 느낌이었습니다조금 떨어져 성모께 인사하고 언덕을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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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건물 앞을 서성이다, 약속 시간이 가까워져서 서둘러 전차를 타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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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역에서, 아무래도 방향이 헷갈려 떠듬떠듬 일본어로 하코다테역 방향을 물으니 전차를 기다리던 아주머니가 친절히 가르쳐주셨습니다물론, 손가락질 외에는 전혀 알아듣지 못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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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가 하코다테역에 도착했습니다. 동행과의 약속장소가 다음역이어서 내리지 않았더니, 길을 가르쳐준 아주머니가 내리다 말고 다시 전차에 올라 손짓을 하는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싱긋 웃으며 안녕히 가시라고 손을 흔들었습니다플랫폼에 내려선 아주머니는 차장 밖에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쳐다보고 계셨습니다.

어쨌든 아주머니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다음 역에서 동행을 만나 온천을 하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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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의 온천이라면 역시 노보리베츠(登別)겠지만, 일정상 계획이 없어서 하코다테의 온천을 즐기기로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온천보다 좀 더 뜨거운 해수온천에서는 오사카에서 온 중학생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있었습니다. 몸집을 보니 운동부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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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몸을 담그고 나와 종이뚜껑병우유를 마셨습니다. 어딘지 그리운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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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해진 기분으로 하코다테야마행 버스에 올랐습니다. 비가 계속 내려 불안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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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의 정상은 비구름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조명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타고온 버스를 그대로 타고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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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아무래도 아쉬워, 창고군의 야경을 보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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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거리, 네온등이 켜진 창고군의 풍경은 짙은 멜랑콜리에 잠겨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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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맞은 렌즈에 맺힌 물기가 방울방울 빛나고 있었습니다하코다테의 거리를, 아마도 꽤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 다음에 들르게 된다면 몇일 쯤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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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을 곳을 찾지 못해 헤매다(대부분의 가게는 9시로 영업마감하고 있었습니다), 맥도날드에 들러 햄버거를 씹고 야간열차를 타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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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깊이 잠든 하코다테를 뒤로 하고 삿포로(札幌)로 향했습니다.

… to be cont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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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잘 다녀오시고.
    좋은 그림 많이 담아 오시고
    호객 열심히 해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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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해저터널을 바로 나오면 하코다테가 나오네요.
    제 여행에서는 역시 해저터널을 피하기 힘들듯~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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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최초의 개항지라니 좀 더 이국적인 느낌인 것 같습니다. 항구는 그 사연들로 더 매력적이예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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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제 장도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홋카이도 다녀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떠나고 싶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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