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결혼식


내한테는 장조카가 되는 집안의 제사를 모시는 젤 큰 사촌형님의 아들 결혼식에 다녀왔다.   변변히 공부한게 없어 공장에서 일하다가 뜨거운 프레스기에 오른손이 눌리는 3도 화상을 입고 산재 보상 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건천에서 사촌형님과 농사를 짓던 터라 안 그래도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데다 오른손 마저 불구이니 마흔이 다 되도록 혼처가 없어서 집안의 장손이 몽달귀신이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 많았는데 지난 설에 큰집에 차례 지내러 갔더니 한국말이 서툰 모르는 일본 아가씨가 차례를 구경하고 있었다.    누구인지 물었더니 장조카가 일본 놀러가서 우연히 만난 아가씨인데 필이 통했던지 그 후 서로 어설픈 일본말과 한국말로 문자와 편지를 주고받다가 결혼을 약속하게 되었다 했고 어제 그 아가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경주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건천과 부산에 있는 큰집 형들과 누나들 그리고 마지못해 오긴했지만 그래도 집안 경사인데 와야하니 않겠냐는 표정의 사촌 자형들이 왔었고, 일본에서 온 신부의 부모, 오빠 내외, 언니내외와 그의 아이들이 와 있었다.    일본에서 온 신부의 아버지는 식장에 딸과 입장을 하면서 펑펑 눈물을 보였고 기모노를 곱게 입은 신부의 엄마는 결혼식 내내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고 계셨고 돌아가며 덕담을 하는 순서에서는 신부의 오빠, 언니 모두 목이 매여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왜 그리 짠하면서 슬프던지 눈시울이 붉어지고 목이 턱 막히면서 나도 이제 많이 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아마 딸 결혼식은 말할것도 없고 아들놈 결혼식에도 주책없이 눈물을 보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누구는 지금이 젤 행복하며 과거로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데 내게는 이래저래 늙어가는게 참 슬픈 일인것 같다.   벌써 며칠째 잔뜩 흐리기만 한데 오늘은 시원하게 좀 쏟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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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ica iiia + w-nikkor 25 f4  + 400tx

Leica mp + Sonnar, prewar + RVP100

GR1V + 400tx

 

카테고리:Essay

1개의 댓글

  1. 글을 읽으면서 괜히 저도 울컥하네요 ㅠ
    늦게 장가가신 만큼 장조카님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
    마지막 사진은 헉슥동의 따님인가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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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흑.. 괜히 짠해지네요. 그래도 누구보다 젊게 잼있게 사시는 형님이시잖습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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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누가 행님보고 늙었답니까!!!!! 제가 아는한 가장 젊은 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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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애도 없는 저는 왜 덩달아 울컥하는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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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온통 아이사진들을 이어놓으신걸로 만수형님의 내적 갈등(?)이 엿보입니다.
    한방향으로만 그리고 일정한 속도로 흐르는 시간이 현재 행복한 사람에겐 야속할 수 있겠으나,
    현재가 고통스러운 이에게는 어서 빨리 지나가야할 것이기도 하기에 공평한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즐겁게 사시는 모습 본받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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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ㅜㅠ 타지로 시집보내는 딸 둔 부모님 마음과 장성한 아들 결혼하는 모습을 보는 사촌 형님 부부 모두 기분이 복잡하셨겠어요. 항상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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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결혼식 사진은 어디에?

    맞습니다. 저고 지난달에 제주에 처조카 결혼식에 갔다 왓습니다만 괜히 마음이 짠해 지는게 남의 일 같지 않더군요.
    아무쪼록 축하드리고 행복한 신혼 살림이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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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처음엔 왜 결혼식 사진이 없지 했다가 알아챘습니다.
    아….. 아이들이구나..
    감동적인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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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삶의 모습이란 참으로 다양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게 되는 것들도 그만큼 다양하구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과 사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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