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산


포르투갈(Portugal) 여행을 준비하며 처음으로 렌터카를 고려했습니다. 리스보아(Lisboa)와 포르투(Porto) 뿐 아니라, 가능하다면 내륙 소도시들과 대서양의 해안도로를 달려보고 싶었습니다. 외국에서의 운전은 조금 긴장되었지만 국제면허증을 발급받고 포르투갈의 교통체계를 찾아보며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리스보아에서의 3일째 아침, 예약해 둔 렌터카를 받으러 리스보아공항(Aeroporto de Lisboa)으로 향했습니다. 레일라는 리스보아 박물관 투어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신트라(Sintra)와 카스카이스(Cascais), 호카곶(Cabo Da Roca)를 돌아보는 오늘의 일정은 와이프와 둘이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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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도착한 탓에 공항 풍경이 생경했습니다. 처음 와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두리번거렸습니다. 포르투갈에서의 아웃은 포르투공항(aeroporto do porto francisco de sá carneiro)입니다.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장면들을 기억속에 차곡차곡 채워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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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처에 적힌 위치에서 렌터카 업체 담당자를 찾았습니다. 보이지 않아 다른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셔틀에 간 것 같다고 잠시 기다려달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담당자가 오자  손을 흔들어 나를 가리키며 네 고객이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열정적인 소개가 당황스러우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이내 담당자가 안내하는 셔틀을 타고 차고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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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10여 분 쯤 셔틀로 이동하니 제법 큰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레일라의 설명으로는 포르투갈에서 두번째로 큰 곳이라는데, 익숙한 유럽 브랜드를 비롯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들이 운전자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해외 렌터카 초짜답게 두리번거리며  사무실로 들어가니, 부스에 있던 직원이 환영인사를 해왔습니다. (역시나 온몸을 흔들고 손짓을 하며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직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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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를 검토하고 추가로 화재(!)보험을 들고 하이패스 예치금을 지불하니 차량을 인도해줬습니다. 인도 직전에 다시 점검하고 세차까지 해주는게 흥미로웠습니다. 물이 뚝뚝 흐르는 손잡이를 당겨야했지만요.

처음 운전해보는 메르세데스였습니다. 기어는 어디있나, 시트 포지션은 어떻게 바꾸는 건가, 네비게이션에는 왜 영어가 없나, 차폭이 꽤 넓네, 엉덩이는 왜 이리 굼뜬가, 한참 헤매고 나서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네비게이션 언어를 영어로 변경하지 못해, 구글맵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써보는 구글맵 네비게이션과 처음 경험하는 교통체계(대부분 회전교차로입니다)가 익숙하지 않아 몇번이나 길을 잘못 들고 나서야 신트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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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트라는 리스보아에서 서쪽으로, 카보 다 호카를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달의 산’이라는 뜻의 세라(Serra)산을 중심으로 10세기 무어(Mouros)인들이 세운 난공불락의 무어성(Castelo dos Mouros), 동화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페냐국립왕궁(Parque e Palácio Nacional da Pena),  미로와 인공 동굴, 기묘한 건물들로 가득찬 헤갈레이라별장(Quinta da Regaleira), 우아한 비밀의 정원 몬세라트궁전(Parque e Palácio de Monserrate) 등 수많은 유적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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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트라 입구에 차를 세우고 언덕을 천천히 걸어올라갔습니다. 아기자기한 마을을 지나 신트라역이 있는 중심가에 도착해보니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시스템이었습니다. 보통은 리스보아에서 기차를 타고 신트라역에 내려 434번, 435번 버스를 타고 돌아보는게 일반적이라고 했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입장권이라던가 성과 성 사이의 거리라던가 버스 이동 시간 같은 것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곳이었고, 돌아보려면 하루를 꼬박 써야 하는 상황인데다 무엇보다 관광객이 너무 많았습니다. 정류장에서 30분 넘게 줄을 서고 나서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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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버스를 타고 좁은 골목과 산길을 거슬러 30분 쯤 달려 페냐국립왕궁에 도착했습니다. 페냐국립왕궁은 독일 건축가에 의해 지어졌다는데,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의 유럽 성보다는 동화속에 나올 것 같은 예쁘고 알록달록한 성에 가까웠습니다. 입구에서 15분 쯤 낮은 언덕을 오르자,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성벽과 건물들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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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산 꼭대기에 보이는 무어성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무어성은 그야말로 전투성, 험한 능선을 따라 지은 위협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페냐국립왕궁은 흡사 놀이공원에 온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알록달록하고 낮은 건물들, 조금도 위협적이지 않은 방어시설들을 보며 조금은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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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안은 마누엘 양식의 회랑과 벽화, 스테인드 글래스 등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규모만큼이나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복도를 따라 몇 개인가의 방을 지나치자 금새 출구로 나왔습니다. 작기는 작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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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 테라스에 서서 바라보니, 신트라 멀리 리스보아가 보였습니다. 반대편으로 돌아가자 대서양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들 장난감처럼 아기자기한 외형과는 달리, 지리적 요충지에 지은 성은 맞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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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의 반대편으로 돌아가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한참 마주했습니다. 청량한 바람이 가슴 가득 들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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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어느새 오후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올라올 때 소요된 적지 않은 시간을 생각하고, 서둘러 길을 걸어 내려갔습니다. 카스카이스와 카보 다 호카를 돌아보려면 아무래도 계획을 조정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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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아담한(?)궁전~ 왠지 막 동화속에 등장하는 그런 모습 같기도 하구요.
    제가 저 궁전에서 제일 맘에 드는 곳은~ 네~ 주방인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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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광질이 참 다릅니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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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알록달록한 페나왕궁의 색채는 손에 잡히는 뭉툭한 크레파스로 초등학교 갓입학한 아이가 칠해놓은 듯 과감하네요.
    빛이 참 좋습니다. 더워보이기도하지만 촬영결과물을 보면 그늘 생각이 날 겨를이 없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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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 한국보다 쾌적한 날씨였어요. 대낮에도 24도 정도였고 아주 건조해서 그늘에만 있어도 좋은 날씨였지요. 저런 색을 다른 도시에서도 발견했는데, 어쩌면 포르투갈의 색은 노란색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군요. 이어지는 포스트의 에보라, 포르투 등의 건물들을 보면 공감하실 것 같아요.

      Liked by 1명

    • 포르투갈의 영지였던 마카오의 색 역시 노란색이었던것 같습니다. 콜로안빌리지의 도서관이나 자비에 성당이 그러했었던거 같아요. 덧글로 사진을 첨부 못해 아쉽습니다. 다음 포스팅 이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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