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미지 紅葉


마지막 아침, 일찌감치 택시를 타고 료안지(龍安寺)로 향했습니다.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후시미(伏見)에서 오는 것보다 요금이 더 나왔습니다. 이러저러한 교통편을 생각없이 타고 다니다보니 거리감이 없었나보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71126-DSC02554145

교토(京都)에 오면 아무래도 료안지를 들러야합니다. 단정한 숲 사이로 걷다가 좌불(坐佛)을 뵙고, 세키테(石庭)에 앉아야 여행을 마무리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20171126-DSC0214215

교토의 단풍 중 으뜸은 젠린지(禅林寺)라지만, 료안지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화려한 가을 속으로 걸어들어갔습니다.

20171126-DSC0214717

 

20171126-DSC0215320

 

20171126-DSC0213010

 

20171126-DSC021278

 

20171126-DSC0214516

 

20171126-DSC0216123

 

20171126-DSC0217126

 

20171126-DSC0217828

 

20171126-DSC0218633

 

20171126-DSC0219937

 

20171126-DSC0220239

 

20171126-DSC0223048

 

20171126-DSC0224357

 

20171126-DSC0215922

 

20171126-DSC0220841

 

20171126-DSC0226366

일년 만에 뵙는 좌불입니다. 우리의 부처상과 닮아서인지 친근하게 느껴지고, 그래서 가능한 한 찾아뵙고는 합니다. 잠시 고개를 숙이고 세키테로 향했습니다.

20171126-DSC0232381

 

20171126-DSC0235284

 

20171126-DSC0236689

 

20171126-DSC0236991

료안지의 세키테는 대표적인 가레산스이(枯山水)양식의 정원입니다. 가로 25m, 세로 10m의 장방형 정원에 잘게 부순 돌과 흰 모래, 이끼를 깔고 그 위에 15개의 바위를 배치하여 바다나 호수에 떠있는 섬과 산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15개의 바위는 정원 내 어느 곳에서 봐도 한 개가 숨겨져 보이지 않는 점입니다. 일본 선종의 사상을 통해 우주만물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자 했다는데, 정원 앞 마루에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표정을 하고 앉아있었습니다.

20171126-DSC02439106

정원의 한 귀퉁이에서 서양인으로 보이는 노부인을 만났습니다. 조용히 서서 정원을 바라보는데, 입가에는 미소가,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아 한걸음 뒤로 물러섰습니다. 삶의 황혼기에 노부인은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생각하셨을까, 한동안 머리속이 복잡했습니다.

20171126-DSC02395100

 

20171126-DSC02409101

정원의 뒷편으로 츠쿠바이(蹲踞)에 손과 입을 씻으러 갔습니다. 가운데에는 구(口)자가, 네 방향으로 각각 오(吾), 유(唯), 족(足), 지(知)가 새겨져있습니다. ‘나는 오직 만족을 안다’는 선종의 글귀라고 합니다. 츠쿠바이는 본래 다도(茶道)에서 손과 입을 씻는 곳을 말하는데, 별세계(別世界, 다실(茶室))로 들어가기 전 중간 길인 정원에 두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습니다. 차를 마시러 온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깨끗해진 것 같았습니다.

20171126-DSC02422104

세키테를 나와 다시 숲길로 걸어들어갔습니다.

20171126-DSC02449108

 

20171126-DSC02457111

 

20171126-DSC02466114

 

20171126-DSC02474116

 

20171126-DSC02489124

 

20171126-DSC02503128

 

20171126-DSC02512131

 

20171126-DSC02524135

 

20171126-DSC02527136

마지막으로 코요치(鏡容池)를 한번 더 돌아보고 료안지를 떠났습니다. 2017년 가을에 안녕을 고했습니다.

20171126-DSC025691

점심을 먹으러 인근의 오코노미야키 카츠(お好み焼き 克)로 향했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 교토 음식점 1위를 차지한 곳입니다.

20171126-IMG_23822

 

20171126-DSC025571

외국인 많이 오는 탓인지 영어 메뉴도 있고, 주인 아주머니의 영어실력도 상당했습니다. 메뉴에 대한 설명부터 주문, 각 요리를 먹는 법까지 모두 설명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본격 오코노미야키는 처음이었습니다.) 다찌(立) 혹은 다다미(たたみ)를 고르라는 얘기에 아무 생각없이 다다미를 선택했는데, 덕분에 눈앞에서 요리해주는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다찌앞의 철판에서 요리해서 옮겨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어쨌든 두부구이(豆腐鷸焼)와 오코노미야키, 야키소바(焼きそば)입니다.

20171126-DSC025591

 

20171126-DSC025632

 

20171126-DSC025661

제법 양이 되어서 부른 배를 두드리며 가게를 떠났습니다. 주인 부부에게 인사하고 나오니, 교토에 오면 들를 곳이 하나 추가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번에는 다찌에 앉아 요리하는 것도 구경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171126-DSC025741

료안지역을 지나 버스를 타고 후지다이마루(藤井大丸)백화점으로 향했습니다. 요즘 교토에서 뜨고 있다는 % 아라비카(% ARABICA) 커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20171126-DSC025881

 

20171126-DSC025832

그럭저럭 매우 무난한 맛의 라떼를 마시고, 원두 두 봉을 샀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마셔보고 알게 되었습니다만, 원두 역시 매우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이제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이었습니다. 하늘이 흐려지더니 빗방울이 듣기 시작했습니다. 리무진을 타고 오사카만(大阪湾)으로 향했습니다.

20171126-DSC026022

 

20171126-DSC026175

 

20171126-DSC026196

 

20171126-DSC026291

 

20171126-DSC026573

 

20171126-DSC026604

2박 3일의 주말 여행을 마쳤습니다.

fin.

카테고리:Drifting태그:, , , , , , , , ,

1개의 댓글

  1. 2박3일만에도 애잔한 감동이 넘치는 여행이 완성될 수 있는 것이구만요. 잘 읽었지 말입ㄴ다ㅣ.

    좋아요

  2. 작년 함께 교토 갔던 때를 잠시 생각해 봅니다.
    나름 참 좋은 추억이었는데 이렇게 스타레스님 글과 사진을 보자
    아무 생각없이 여행한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료안지땜에 다시 가야하는데 그때는 좀더 깊이 있게 다녀야 겠어요.^^
    아침에 잔잔한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참 궁금한게 그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고 이렇게 고요함이…
    아~ 수행비서들이 스타레스님 가시는 길을 차단했나 보네요.^^

    좋아요

    • 료안지는 잘 있었습니다. 다시 가시면 근처의 오코노미야키를 드셔보세요. 제법 잘 합니다.

      작년에는 제가 주요 포인트를 보여드리다보니 사람이 많은 곳으로 간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실 사람들을 잘 피해다니기도 했지만, 교토에는 한산한 곳도 많습니다.
      이번에 간 산비도 그렇고, 오오하라도 그렇구요.

      다시 가시게 되면 사람 없는 쪽으로 일정 짜드릴게요.

      좋아요

  3. 다시 가고픈 료안지. ㅠㅠ

    좋아요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