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Howard Greenberg Gallery


Howard Greenberg 갤러리는 전직 사진가인 Greenberg가 1981년 소호에 처음 문을 연 곳으로 35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사진 전문 갤러리이다. 개관 당시의 이름은 Photofind 였는데, 갤러리 소개에 따르면 개관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포토저널리즘 및 ‘거리’ 사진들에 관한 전시를 열며 대중들과 시장에 해당 장르를 알려 온 첫 번째 갤러리이기도 하다.

지금은 모든 분야, 스타일을 망라한 사진들을 컬렉션하고 있으며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 사진가들의 주요 작품들뿐만 아니라 100명이 넘는 작가의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는 큰 규모의 갤러리이다. 그리고 베레니스 애봇(Berenice Abbott)과 아널드 뉴먼(Aronld Newman)을 전속으로 대표하며 한지 인화 작품으로 유명한 한국 사진가 이정진의 작품들도 컬렉션 하고 있다.

갤러리는 57번가와 메디슨가가 만나는 사거리 코너에 위치한 The Fuller 빌딩 14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2003년에서 소호에서 현재 위치로 이관하였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The Fuller 빌딩에는 현재 13개의 갤러리가 있으며 건축 당시부터 중간층은 갤러리를 위한 공간으로 설계된 곳이다.)

빌딩 외관에는 갤러리에 대한 표지판이나 표시가 전혀 없기 때문에 처음에 찾아가는 길은 조금 헷갈렸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안내 직원에게 물어보니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찾을 수 있는 갤러리 입구는 자그마한 간판과 나무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안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안내 데스크와 사무 공간, 책장이 있고 바로 그 앞쪽으로 주 전시 공간이 펼쳐져 있다. 안내 데스크 맞은 편의 작은 통로는 두 번째 전시 공간으로 통하며 이렇게 분리된 공간에서 별도의 전시들을 동시에 진행한다. 전시 공간 중간중간에 잠시 앉아 숨을 돌리거나 사진책들을 볼 수 있는 의자들도 있고 판매 중인 책들을 진열한 작은 책장도 주 전시 공간 중간에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는 그룹전인 <The Immigrants>와  스티브 샤피로(Steve Schapiro)의 <Heroic Times>이다.

이중 <The Immigrants>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이민자들에 대한 배척/배타 현상을 사진을 통해 곱씹어 보고자 하는 전시이다. 1800년대 중반부터 2015년까지 40여 명 사진가가 찍었던 70여 장의 이미지를 선별하여 전시 중인데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eglitz), 로버트 카파(Robert Capa),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 루이스 하인(Lewis Hine),  에른스트 하스(Ernst Hass), 브루스 데이비슨(Bruce Davidson), 이모겐 커닝햄(Imogen Cunningham)까지 사진가들의 면면은 쟁쟁하다.

전시는 미국에 도착한 이민자들의 모습을 담은 하인의 1905년 작 <Climbing into America.>부터 중동 지역  난민 사태를 담은 알렉스 마졸리(Alex Majoli)의 2015년 그리스 레스보스 섬 작업들까지 한 세기가 넘는 시간에 걸쳐 이민자들의 고난과 이에 따른 역사의 순간들을 담아낸 이미지들을 고루 포함하고 있다.

전반적 전시도 마음에 들었지만 특히 스티글리츠의 <The Steerage (3등 선실)> (1907년 촬영, 1915~16년 인화)와 <The City of Ambition> (1907년 촬영, 1920년대 인화), 그리고 하인의 <Powerhouse Mechanic> (1920년 경 촬영, 1924년 경 인화)의 100년이 넘거나 가까이 된 인화물들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다. 이런 역사 속의 걸작들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영광이다.

그런데 관람 중 한 가지 이해가 안 갔던 것은 앤설 애덤스의 사진 한 점이었다. 2차 대전 당시 미국 내 일본인들을 강제 수용소로 싣고 가는 열차의 모습을 찍은 도로시아 랭의 작품과 나란히 걸려 있던 애덤스의 <Mount Willamson, Sierra Nevada, from Manzanar, California> (1944년 촬영, 이후 인화)이다. 무언가 뜬금없어 보이는 애덤스의 사진은 왜 저기 걸려 있는 것일까?

“저기 질문이 하나 있는데 아담스의 저 사진이 어떻게 이 전시 주제와 연결이 되는 거야?”

“아, 너 혹시 그거 알고 있니? 2차 대전 때 미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의 강제 수용소가 있었다는 것. 저 사진은 바로 그 강제 수용소인 만자나르(Manzanar) 밖의 풍경을 찍은 작품이야. 수용소와 대비되는 일종의 자유 같은 느낌이지. 반면 그 옆의 랭 작품 보이지? 수용소로 일본인들을 싣고 가는 열차 풍경. 당시 미국 정부는 랭의 작품은 동정적으로 보인다고 공개를 불허했고, 반면에 아담스의 작품은 공개를 허락했어.”

역시 알면 알수록 더 보이게 된다. 지금 이 만자나르 수용소는 국립사적지**로써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아마 직원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면 혼자 추측만 하고 헛된 상상을 했을지도 모른다.

바로 다음 날, 같은 건물의 Gitterman 갤러리에 갔다가 다시 한번 더 갤러리를 찾았다.

“어, 너 어제도 왔던 것 같은데. 맞지?”

“아, 맞아. 기억하는구나. 한번 더 전시 보려고 왔어. 실은 질문이 또 있는데 하인의 이 기계공 사진 말이야. 톤이 약간 황금빛이면서 노란 느낌(some kind of goldi-yellow)이 드는 것이 맞는 거야? 내가 구글링을 해 보았는데 이 사진에 대한 대부분의 이미지가 조금 더 흑백에 가까운 것 같았거든.”

“차가운(cold) 느낌이란 말이지?”

“아, 그래. 차가운 느낌.”

“지금 이 인화물의 톤은 이게 오리지널이야. 따뜻한 느낌(warm)이 나는 종이를 써서 인화한 거거든.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히 톤이 변한 거는 아니야.”

“그렇구나. 고마워. :)”

Howard Greenberg 갤러리는 모든 직원들이 매우 친절하면서도 불편하지 않게 대해 주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수시로 지나다니면서 눈을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해 주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무척 친절하게 답해 주었다.

분리된 전시 공간을 활용하여 별도 전시들을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한 번에 두 개의 전시를 볼 수 있는 것도 좋고 친근하게 대해 주는 분위기도 마음에 들어서 아마 이곳에 있는 동안 종종 오게 될 곳이 아닐까 한다.

*18년 1월 9일 기준

**http://www.visitcalifornia.com/kr/attraction/만자나르-국립-사적지

기본 정보

갤러리명: Howard Greenberg Gallery

주소: The Fuller Building 41 East 57th Street Suite 1406, New York, NY 10022

운영시간: 화 – 금 10:00 am ~ 6:00 pm

웹사이트: http://www.howardgreenber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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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 입구. 자그마한 간판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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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전시 공간. 처음 간 날에는 학생들로 보이는 그룹이 단체 관람을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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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른스트 하스, <Last Displaced Person Boat (View of Immigrant Ship in New Yrok Harbor, Bound for Ellis Island)>, 1951. /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The Steerage(3등 선실)>,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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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The City of Ambition>, 1910. / 왼쪽 통로가 두 번째 전시 공간으로 이어지며 샤피로의 <Heroic Times> 작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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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아 랭, <Ten cars of evacuees of Japanese ancesty are now aboard and the doors are closed. Evacuees are bound for Merced Assembly Center, CA. (Incarceration of Japanese Americans in U.S. concentration camps during WWII)>, 1942. / 앤설 애덤스, <Mount Willamson, Sierra Nevada from Manzanar, California> c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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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데이비슨, <East 100th Street>, 1966-68. / <Subway (Jackson Heights, Queens, NY)>, 1980. / <East 100th Street>, 1966-68.
DSCF9437

루이스 하인, <Powerhouse Mechanic>, c.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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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1. 예네들은 사진을 그다지 크게 뽑지 않나 봅니다.
    대화형 에피소드가 재미를 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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