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령공주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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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屋久島)는 일본 남서쪽 80km 해상 – 태평양과 동중국해가 교차하는 곳에 위치한 섬입니다. 제주도의 1/4 정도의 작은 크기지만, 1,936m의 미야노우라다케(宮之浦岳)를 품고 있고, 7,200년을 살아온 조몬스기(縄文杉)가 인간의 역사를 지켜보고 있는 곳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もののけ姫)의 실제 무대이기도 한 야쿠시마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야쿠시마까지는 직항이 없고, 일본 내에서도 야쿠시마행 비행기를 운영하는 공항이 적습니다. 편수도 많지 않구요. 그래서 루트가 조금 복잡했는데, 한국에서 후쿠오카(福岡)로 간 뒤 가고시마(鹿兒島)로, 마지막으로 가고시마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여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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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잠을 설치고 아침 9시 5분 비행기를 타니 10시 20분에 후쿠오카에 도착했습니다. 후쿠오카공항은 일본 공항 중 가장 가까운 곳이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일본)국내선 터미널이 국제선보다 크다는데, 아마 일본인들이 휴양을 많이 오는 곳이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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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15분 쯤 하카타(博多)역으로 달렸습니다. 교토의 좌석버스보다는 좀 작고, 어딘지 입석버스라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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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벤(駅弁)을 사고 가고시마행 신칸센(新幹線)에 올랐습니다. 신칸센은 꽤 넓고 쾌적했는데, 가격을 생각하며 당연한 것이겠습니다. 뭐 그래도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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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까지는 한 시간 남짓이었습니다. 창밖으로 낮은 산과 바다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온천이 유명한 곳이니 화산들도 섞여있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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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추오(鹿児島中央)역에 도착했습니다. 역 건물 위로 대형관람차가 보이는 모습을 뒤로 하고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시간에 맞춰 야쿠시마행 페리를 타러 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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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선착장에서는 가까이 사쿠라지마(桜島)가 보였습니다. 2013년 분화한 활화산입니다. 화산재가 5천미터 가까이 솟았다는데 한번 쯤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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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부터 꼬박 9시간의 여정 끝에 야쿠시마를 처음 마주했습니다. 하늘은 야쿠시마에 다가가며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섬의 중턱 위로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두려운 생각이 잠깐 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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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는 세계자연유산이라는 플래카드가 특산인 날치 그림과 함께 붙어있었습니다. 렌터카를 찾고 부지런히 숙소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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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1시간 가량 더 걸린 탓에, 미용실에 가지 못했습니다. 엉뚱한 얘기지만, 야쿠시마에서 머리를 자르려고 예약해뒀었거든요. (야쿠시마가 좋아서 10년 전 낙향한 여성 마스터가 운영하는 곳을 찾아냈었습니다.)

어쨌든 긴 하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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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에서의 첫날은 동네 산책으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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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답게 작고 깨끗한 마을 풍경은 먼 야쿠시마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소박하고 조용한 마을을 걸은 후 차를 타고 센피로폭포(千尋滝)를 보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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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피로 폭포는 “못초무다케(モッチョム岳) 기슭의 거대한 화강암 암반을 다이노강(鯛之川)이 깎아서 장대한 V자 계곡의 경관을 만들어낸 것으로 폭포의 높이는 약 60미터입니다. 중앙으로부터 대량의 물이 흘러 떨어지는 야쿠시마(屋久島)를 대표하는 폭포 중 하나입니다. 폭포의 왼쪽에 있는 암반은 마치 1,000명이 손을 잡은 정도의 크기라고 해서 센피로의 폭포(千尋の滝) 라고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출처. 규슈관광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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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폭포를 바라보다 기념사진을 찍고 원시림 사이를 지나 작고 예쁜 샵 호누(HONU)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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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호누는 야쿠시마의 조개껍질, 돌, 삼나무 조각 등을 이용해 작고 예쁜 물건들을 만들어파는 곳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일찌감치 야쿠시마에 자리를 잡고 기념품을 만들어 팔거나, 쉬는 날에는 서핑을 다니면서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Gone Surfing 팻말 보이시죠?)

입구에서는 이루카(イルカ)라는 이름의 댕댕이가 손님을 반겼습니다. 이루카는 돌고래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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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게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거북이 기념품과 조몬스기 유화 한장을 구입하고 인근의 도자기 공방으로 향했습니다.

파란색 유약을 잘 다루는 것 같은 공방은 예쁜 그릇들로 가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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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의 부처님께 인사를 하고 히라우치(平內) 해중온천을 보러갔습니다. 입욕료 대신 기부금 100엔을 내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해수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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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할아버지들과 남녀 관광객이 온천을 하고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남녀혼탕이었는데, 알몸으로 서로 얘기를 주고 받으며 눈길을 피하거나 하지 않더군요. 별로 가리지 않는 모습이 이채로워 보였습니다. 카메라는 내려두고 잠시 발을 담그고 돌아섰습니다.

 

다시 길을 서둘러 오코노타키(大川の滝)를 보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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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굵어진 빗줄기 속을 걸어 일본 10대 폭포에 들어간다는 오코노타키를 만났습니다. 88미터라는 높이도 그렇지만, 풍부한 수량과 엄청난 소음이 대단했습니다. 용소 바로 앞에까지 다가갈 수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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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유도마리온천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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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마리온천은 히라우치와 마찬가지로 해중온천이었습니다만, 좀 더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온천 입구에서 마주친 냥이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인사를 건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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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탕의 가운데에 칸막이를 세워 남녀탕을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칸막이 한쪽에는 女, 반대편에는男이 새겨져있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었지만, 어쨌든 히라우치온천과 달리 혼탕은 아니라는 뜻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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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발을 담그고 바다를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to be continued

카테고리:Drifting태그:, , , , , ,

1개의 댓글

  1. 가고시마까지는 눈에 익은 장면로 잘 따라가다가 돌핀포트에서부터 풍경이 낯설어 집니다.
    야쿠시마는 아내와 함께 언젠가는 꼭 가봐야할 여행지로 정했으나 오가는 일정이 역시 만만치 않기에 가까운 미래가 될 것 같진 않네요.
    눈가리고 아웅 혼탕도 재밌고 천둥소리 내며 떨어지는 웅장한 폭포소리도 사진 너머로 들리는 듯 했습니다.
    다음 이야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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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원령공주를 만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신록입니다.
    곧 가지고 하실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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