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Jack Shainman Gallery


Jack Shainman 갤러리는 잭 샤인만(Jack Shainman)과 클로드 시마드(Claude Simard)가 함께하여 1984년 워싱턴에 처음 문을 열었다. 개관 이후 곧 뉴욕으로 장소를 옮겨 왔고 이스트 빌리지와 소호를 거쳐 1997년 현재의 첼시 자리에 정착하였다. 2013년에는 첼시에 전시 공간 한 곳을 추가 개관하였고 뉴욕주 킨더훅에 별도의 교육 및 연구 공간도 함께 설립하였다. 소개글에 따르면 Jack Shainman 갤러리는 북미 및 아프리카, 동아시아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에 특히 집중하고 있으며 유수 박물관 전시 기획 및 도록 발간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속 작가들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진뿐만 아니라 그림, 조각, 퀼트, 설치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을 대표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 가나, 말리 등 태생의 아프리카 출신 작가들도 갤러리 로스터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찾아간 524 West 24번가의 갤러리는 짧은 통로로 연결된 두 개의 메인 전시 공간과 그 뒤쪽으로 이어지는 작은 별실로 나누어져 있다. 출입문과 접해 있는 첫 번째 메인홀에서 통로로 이어지는 입구 앞에 작은 책상을 놓아 전시 소개 자료 및 관련 책자, 방명록 등을 두었다. 두 개의 메인 전시홀 중간중간에는 기둥들이 있는데 뒤쪽 전시홀은 사각기둥으로 기둥 벽면도 전시 공간으로 함께 활용 중이며 통로 사이에는 사무 공간으로 이어지는 작은 문이 별도로 나 있다.

지금* 진행 중인 전시는 미국 사진가 고던 파크스(Gordon Parks)의 <I Am You | Part 2>로 2월 초까지 진행한 <I Am You | Part 1>에 이어지는 후속전이다. 흑인 대통령까지 배출했다지만 인종에 따른 사회 계층의 차이가 여전히 뚜렷하게 존재하는 미국에서 사진가 고던 파크스는 비교적 잘 알려진 흑인 위인이기도 하다. 도서관 어린이책 부문의 논픽션 책들 중에 대부분 한 권 정도는 그의 전기가 있을 정도이니 대략 어떤 위치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흑인 최초의 <LIFE>지 사진기자, 흑인 최초의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감독 등 최초 타이틀을 많이 가지고 있는 파크스는 사진과 영화뿐만 아니라 소설과 시에 작곡까지 여러 방면에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경력의 핵심은 역시 수십 년을 이어 온 사진가로서가 아닐까 한다. 특히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긴 사진가들 중에 흑인이 매우 드물다는 것을 고려할 때 고던 파크스는 사진계에서도 어느 정도 의미를 가진 인물일 것이다.

매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철도 짐꾼부터 홍등가 클럽의 피아노 연주자까지 안 해 본 일이 없던 파크스가 사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잡지에서 우연히 접한 FSA(Farm Security Administration)** 사진가들의 이주노동자들에 관한 작업***이었다. 이후 전당포에서 7달러 50센트를 주고 산 카메라로 독학을 한 파크스는 곧 사진에 대한 그의 재능을 인정받았고, 그에게 영감을 주었던 FSA 소속 사진가를 거쳐 <LIFE>지 기자가 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 갔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품들 중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청소부 엘라 왓슨(Ella Watson)의 이야기****를 담은 사진 <American Gothic, Washington D.C.,1942>과 1968년 <LIFE>지에 실리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폰테넬 가족(Fontenelles)의 이야기인 할렘 패밀리(<A Harlem Family>) 중 한 점을 포함하여 총 38점의 흑백 및 칼라 작품을 전시 중이다. (모든 작품들은 2016년 Steild에서 발간한 <Gordon Parks | I Am You> 사진집에 기반하고 있다.)

나고 자라 온 환경과 그가 살았던 시대를 고려할 때, 파커스가 피부색에 따른 사회 문제와 불평등의 이슈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필연적이었을지도 모른다. 파커스는 자신의 렌즈를 통해 우리에게 가려진,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회 뒤편의 삶들을 드러내는데 집중하였다. 그 드러냄의 방식은 때로는 매우 직접적 – <할렘 패밀리>에서 보여 준 극빈층의 환경 -이고, 어떤 때는 <American Gothic>처럼 숨길 수 없는 고단함과 양손에 들린 청소 도구, 그리고 배경의 성조기의 대비 같이 은유적이다. 다만 그 드러냄의 방식이 어떠하든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진을 보고 있는 이에게 명확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작업이 변화를 불러일으키길 바랐던 파커스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찍는 것이 그저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닐지 늘 고민했었다. 폰테넬 가족을 담기 전, 혹시 스스로가 그들의 절망을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며 카메라를 내려놓고 조금 더 그들 속으로 들어가 어울리려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예전에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 또는 그들이 있는 곳들을 기록할 때 흑백을 사용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방법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이 얘기의 본질은 결국 피사체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말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빈민가와 성공한 백인 부유층의 생활 양쪽을 모두 경험한 파커스가 담아낸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의 반향을 불러왔던 이유도 어쩌면 그가 자신의 피사체들에게 품은 깊은 공감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기본정보

  • 갤러리명: Jack Shainman Gallery
  • 주소: 513 W 20th St., New York, NY, 10011 / 524 W 24th St., New York, NY, 10001
  • 운영시간: 화-토 10:00 am – 6:00 pm
  • 홈페이지: http://www.jackshainman.com

*18년 3월 6일 기준.

**경제학자이자 사진가였던 로이 스트라이커(Roy Stryker)가 꾸린 일단의 다큐멘터리 사진가 팀의 작업들로 유명한 미국농업안정국. <이민자 어머니(Immigrant Mother)>로 유명한 도로시어 랭(Dorothea Lange)의 작품 등 사진 역사에서 유명한 작업, 작품을 많이 남겼음.

***Gordon Parks, <A Harlem Family, 1967>, Steidl, 2013, p. 9 & 13. / 2012년 파커스의 탄생 100주기에 맞춰 Studio Museum in Harlem에서 진행한 동명 전시의 도록으로 발간.

****Carol Boston Weatherofd, <Gordon Parks: How the Photographer Captured Black and White America>, Albert Whitman & Company, 2015, Loc 12-13 of 18.

*****Gordon Parks, <A Harlem Family, 1967>, Steidl, 2013, p.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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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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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와 접한 메인 전시홀. 뒤쪽의 통로를 지나 두 번째 전시홀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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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메인 전시홀. 기둥 벽면도 전시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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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American Gothic, Washington D.C., 1942>, <Ella Watson Sweeping, Washington D.C.,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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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visible Man, Harlem, New York,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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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New York, New York,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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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Alabama,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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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partment Store, Mobile, Alabama, 1956>.

카테고리:Essay, Review태그:, , , , ,

1개의 댓글

  1. 갤러리 가이드 북 될 것 같아요.^^
    사진도 많이 느실 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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